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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選 詩모음

영자 -곽재구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10.20|조회수99 목록 댓글 0

 

 

 

 

 

영자   

 

                      곽재구
 
 

스무살 적에 넌 내 첫사랑이었지

눈화장을 하고 매니큐어를 하고

안녕하세요 파인 땡큐 영어를 하고

늘씬한 허리 쭉 뻗은 다리로

흔들흔들 내 앞을 스쳐가는 너는

그렇지 몰라보게 변한 네가

코쟁이의 노리개가 되기 전에

너는 영문과에 다니면서도 영어 한 번

서울말 한 번 쓰지 않던 해 맑은

쑥부쟁이 전라도 촌년이었지

손거울 하나 맞춤못 한 벌 갖지 못하고

그 흔한 파마 한 번 하지 못하고

낙숫물이 새는 야학에서

코리언 보이스 비 엠비셔스

칠판 위에 또박또박 적던 너를

나는 안다 네 마음이 미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슬픔이 너를

한꺼번에 미치게 했음을

숨쉴 수 없는 우리들의 헐벗은 그리움이

너를 한꺼번에 돌 게 했음을

교환교수 코쟁이 양놈 팔에 매달리며

두 달 후면 한국을 떠나요

깔깔대며 내 앞을 스쳐가는 너는

그리운 내 스무살의 첫사랑이었지

 

 

                                          ***** 
 
 
  전쟁과 가난과 동족상쟁의 비극이 남김 서러운 이야기의 하나 입니다. 인간성의 限界를 읽어야 하는 恨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인류의 역사에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고 希求하는 간절한 바램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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