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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
최경신
이별도 거듭하면 익숙해지는가
또 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자리
이제 충격 따위는 사치다
찔레 순 꺾어 단물 빨던 유년으로
다가오는 얼굴
내 안에 그리움으로 머무는 사람아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앞서고 뒤서는 차이일 뿐
우리 모두 길동무인 걸
누가 누구를 애도한단 말인가
둘러선 꽃들이
이름표를 자랑하며 뽐내는데
표정 없이 문상객 맞이하는
꽃등 혼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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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신 시집 "어머니의 강" [동학사]에서
최경신 시인의 시집"어머니의 강"에서는 당신의 어머니가 사신 그 길을 다시 살아 온 시인의 발자국이 숨겨져 있다 세월이라는 흔적이 층층 향기처럼 더하여 있다 그 세월이 풍기는 마음을 하염없이 뒤돌아 보는 일도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강이란 아픈 상처의 자국들이다 가장 낮은 가장 아픈 땅의 상처 위에 이 세상의 아픔을 덮고 흐르는 있는 것이 강이 아닌가 한다 그 상징의 강, 살아 온 날들에 대한 마음을 정갈하게도 펴 보이고 있다 꽃등에서는 시인이 친구들을 저승에 보내며 꽃등의 모습에서 스스로의 외로움을 위안 삼고 있다 세월이라는 짐은 덧없는가 보다 그 덧없는 세월을 그져 무겁게 껴앉고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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