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特選 詩모음

꿈에 네가 왔더라 김규동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12.26|조회수224 목록 댓글 1

 

 

 

 

 

북에서 온 어머님 편지
                                        

                                               - 김규동

 

 

 

꿈에 네가 왔더라
스물세 살 때 훌쩍 떠난 네가
마흔일곱 살 나그네 되어
네가 왔더라
살아생전에 만나라도 보았으면
허구한 날 근심만 하던 네가 왔더라
너는 울기만 하더라
내 무릎에 머리를 묻고
한마디 말도 없이
어린애처럼 그저 울기만 하더라
목놓아 울기만 하더라
네가 어쩌면 그처럼 여위었느냐
멀고먼 날들을 죽지 않고 살아서
네가 날 찾아 정말 왔더라
너는 내게 말하더라
다신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겠노라고
눈물어린 두 눈이
그렇게 말하더라 말하더라.

 

 

                                            *****

 

김규동 시인은 1925년 2월 14일에 함경북도 종성(鐘城 )에서 태어났다. 경성(鏡城)으로 가서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 출생으로 기록된 경우가 많다.

이 시에서 그는 “스물 세 살 때 훌쩍 떠난 네가/ 스물 일곱 살 나그네 되어/ 네가 왔더라”라고 했으니까 1948년에 월남해서 1974년에 이 시를 쓴 것으로 보면 이 시는 나이를 만으로 기록하고 실제 월남 연대와 창작시기를 자전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시는 꿈 속에서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를 만났다는 이야기다.

꿈은 현실이 될 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꿈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소망을 의미한다. 꿈이 아니면 성취 불가능한 소망이라는 뜻에서 고향방문과 모자 상봉을

 

꿈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 꿈은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실향민들은 그렇게 꿈 속에서나 고향에 가고 부모님을 만나니까.

이것은 작자의 소망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머님의 슬픔이 얼마나 클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어머님을 슬프게 한 자신이 얼마나 불효한 자식인지 그 자책과 죄의식을 나타내는 것이 더 주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물론 작자가 개인의 슬픔을 통해서 우리 문족의 전체의 슬픔과 그 역사를 나타내고 있으며, 궁국적으로 추구한 주제는 민족 통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문학이 개인적 애환을 개인적 차원에서 토해내고 울부짖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 통해서 ‘우리’를 바라보며 민족의 역사적 현실을 담고 문제를 증언하며 문학이 이 사회에서 해야 할 더 큰 기능을 표현한 우수한 참여문학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범부 | 작성시간 10.12.26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