瑞村님의 찬가
소중한 날이 초록 포대기에 싸여 있습니다
어머니가 업고 다니던 끈 달린 누비 포대기.
그 안에 철마다 철쭉꽃 접시꽃 국화꽃 동백꽃들이 만발합니다
어머니 품안에서 섞인 향기들이 발자국을 찍으며
흰 가루들을 떨어뜨리는 동안
우리들은 그 맞은편에 서 있었습니다
내게 분사된 향기 점점 희미해질 때
초록 포대기 누더기로 닳고 닳아 천리향을 다 합니다
어머니가 지나가신 그 길을 걷다가, 홀로
벼락맞은 한밤의 나무되어 어머니를 부릅니다
소중한 날이 다 하고 남은 여생동안 흘러다니는 향기
누대에 걸쳐 폐부를 찌릅니다
철마다 꽃을 피워내는 세상 끄트머리에
태고에 없었던 어머니의 꽃이 피어납니다
# 瑞村님, 향기로운 날은 다 가지 않았습니다. 서면을 통해 선생님의 환후를 짐작해봅니다. 저는 어려울때면 늘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머니에 관한 기억들은 남아있겠지요. 서촌님이 부르는 찬가로 대신하여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까해 무례 무릅쓰고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힘 내시어 더 소중한 날 오래오래 간직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