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 노리는 요즘 ‘암’
글 임상범(스마트라이프디자인 에디터) 사진 조선일보 DB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달해도 암은 여전히 두려운 대상이다. 특히 암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새로운 종류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젊은 사람도 암 앞에서 건강을 자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달갑지 않은 손님, 암에 대해 알아본다.
가수 임윤택과 이채영, 영화배우 장진영….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30대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한창 활동적으로 활약하던 그들의 죽음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암이라는 질병이 중년 이후의 나잇대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도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암에 관한 고정관념을 깼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청년층의 사망 원인 중 암은 10대와 20대에선 자살과 운수사고를 이어 3위, 30대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을 위협하는 암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변화 중 하나이다. 질 높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암에 관한 새롭고 정확한 정보를 알아두어야 할 때이다. ‘설마 나에게?’가 아니라 ‘어쩌면 나도!’라는 마음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이 시대의 암을 공부해 보자.
▲젊은 층의 암질환 환자가 늘고 있으므로 건강을 위해 건강검진은 정기적으로 받도록 한다.
폭음, 흡연, 비만 등이 젊은 층의 암을 부른다
서울시가 보건복지부 통계청 자료와 시 통계를 분석한 발표로는 2010년 우리나라 20~30대 암 환자는 1만 8천 명으로 약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의 원인은 여느 질병과 크게 다르진 않다. 폭음과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 젊은 세대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문제투성이다. 낮과 밤이 바뀐 불규칙한 생활, 열량은 높고 영양은 부족한 불균형적인 식단, 취업 고민과 고단한 직장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건강을 위협한다. 절제되지 않은 생활이 길어진다면 젊음은 더는 건강을 지키는 무기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늦은 발견과 빠른 진행이 병을 악화시킨다
젊은 세대가 자신이 아프거나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그렇다 보니 건강 유지를 위한 노력이 중장년층보다 현저히 부족해 꾸준히 운동하거나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암에 대한 대처 역시 미흡하다. 이러한 결과는 국립암센터가 2014년 9월 4일 만 20세부터 69세까지의 전국 성인남녀 총1,000명을 대상으로 암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청년층은 암 예방을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 ‘주기적인 운동’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9.1%나 되었다. 이런 이유로 발병할 소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자각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한 병원을 찾는 일도 드물어 암에 걸렸을 때 초기에 진단할 확률이 낮다. 실제 청년층의 암은 3, 4기에 발견되는 일이 많다.
▲암에 걸리는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고, 갑상샘암이나 뇌종양 등 새로운 종류의 암이 젊은 세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발병하는 암의 종류가 달라진다
젊은 세대의 암이 손쓸 수 없이 늦게 발견되는 이유로는 건강에 대해 무신경하다는 점 외에 중요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위암이 특히 위험하다. 위암은 장형과 미만성 암으로 나뉜다. 장형 위암은 암세포가 한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라는 것으로 중장년층 이후에 주로 나타난다. 그에 반해 젊은 층을 위협하는 미만성 암은 작은 크기로 여기저기 퍼져 생기기 때문에 증상이나 통증이 없어 중기 이후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전이도 잘된다. 더욱 두려운 점은 조직검사에도 쉽게 발견되지 않아서 평소 건강검진에 신경 쓰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암 하면 떠오르던 위암, 간암, 폐암 이외 다양한 종류의 암이 늘고 있다. 갑상샘암, 유방암, 전립샘암, 기타 피부암 등은 모든 연령층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작년 연세암센터가1995~2009년 동안 진료받은 암환자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15~39세에 해당하는 젊은 층에 주로 발병하는 암은 1위 갑상샘암(26%), 2위 뇌 및 척수암(15%), 3위 부인암(14%)이었고 그 뒤로 위암(10%), 유방암(9%) 순이었다. 장년층의 위암, 간암, 대장암, 갑상샘암 순서와는 다르다. 젊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8.7%에 이르지만, 치료 이후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조기 검진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암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기본 중의 기본은 20대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부모 중 한 명이 암환자라면 자식이 걸릴 확률은 3배가 높아지고, 부모와 형제자매 양쪽에서 모두 발병했다면 확률은 13배로 높아진다. 그다음은 건강한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자신을 보살피는 습관은 빨리 갖는 것이 젊은 세대가 할 일 중 하나다.
초기 암환자 생활백서
글 박지영(스마트라이프디자인 에디터)
도움말 김영우(국립암센터 위암연구센터 박사) 2014.11.05
아파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사가 자주 하는 말은 “술, 담배를 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십시오”이다. 쉽지만 실행하기는 무척 어려운 이 한 줄의 문장은 사실 초기 암환자뿐 아니라 모든 현대인에게도 필요한 생활 덕목이다. 건강하지 못한 원인 대부분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있다. 과식과 야식 위주의 식습관, 육류 과잉 섭취, 인스턴트식품이나 기름에 튀긴 음식,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섭취, 부족한 식이섬유 등이 그것이다. 과음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도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또한 비만도 모든 병을 불러올 수 있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적정 체중을 항상 유지하자.
그리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습관을 가져보자. 밤은 하루 중 세포 재생과 혈액순환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간이다. 밤 10시~새벽 2시에 인체 모든 세포는 노폐물을 배출하고 새로운 영양을 받아들여 세포분열을 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런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좋은 습관을 들인다면 우리 몸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채소가 접시에 차려진 모습.
01 식사할 때 채소부터 섭취해요
초기 암환자라 해서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이나, 섭취하지 않아야 하는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음식이 암의 재발을 막는다는 연구 보고 역시 아직 없다. 하지만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강조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한국인의 암 발생률 1위로 꼽히는 위암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이 들수록 어금니와 앞니 비율이 달라지는데, 이는 채식 위주 식사를 늘려가라는 의미다. 우리 몸의 기능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암센터 위암연구센터 김영우 박사는 “과일과 채소는 미네랄 보고이자 식물 영양소의 보고다. 미네랄과 식물 영양소는 모두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으로, 활성산소에 인한 세포 손상을 막는데 필수다. 특히 색이 진한 채소와 과일은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채소와 과일은 식사할 때 가장 먼저 먹는 것이 좋다. 그들은 위벽을 보호하고, 염도를 낮춰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밥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먹어야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되도록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많이 섭취하자. 곡류에는 복합 당질,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섬유소 등이 많이 들어 있다. 고기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보다 장에 오랫동안 머물러 장 점막 세포의 손상을 초래한다. 튀기는 요리보다 끓이거나 삶는 요리법을 이용한다. 맵거나 짠 음식, 단 음식, 과식은 모두 금지다.
02 금연․금주는 꼭 지켜요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흡연은 소화기암 발생의 최고 위험 인자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생률이 1.5배나 높다. 흡연은 세상에 밝혀진 모든 질병의 원인으로 늘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금연을 여전히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흡연은 우리 몸을 건조하게 하고 비타민C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호흡기 건강을 해쳐 신체 균형도 무너뜨린다. 금연만큼 금주도 중요한 항목이다. 술은 몸속 수분을 빼앗아 우리 몸을 수분 부족 상태로 만든다. 커피나 차(茶)도 마찬가지다. 대신 평소 의식적으로 수분 섭취를 자주 해줘야 한다. 호흡기가 건조할수록 감염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찬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간단한 운동기구로 운동을 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
03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해요
가벼운 운동은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을 준다. 수술 후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중이라면 가벼운 산책 이외의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 한 달 정도는 아침저녁 일정하게 30분에서 1시간씩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자전거, 등산, 골프 등의 가벼운 운동을 그다음 단계에서 할 수 있고, 3개월 이후에는 평소 즐기던 어떠한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걷기, 달리기, 등산 등 운동을 하면 전신 혈액순환이 잘 되고, 땀을 통해 노폐물도 배출시킬 수 있다. 운동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하자.
04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가 육체 질환을 불러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체내 활성산소가 높아져 몸에 독소가 쌓인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모든 병에 걸리기 쉽다. 특히 위는 스트레스에 약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하루 1~2회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으로 심신 긴장을 이완한다. 평소 스트레스가 심하면 명상이나 요가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해소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암 환자의 정신 건강 관리다. 초기 암 환자는 우울증이 찾아오거나, 암에 대한 공포가 생겨 심리 불안정 상태를 보일 수 있다. 이때 취미활동 등으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김영우 박사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봉사 활동을 하는 등 교양과 소양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삼성생명 스마트라이프디자인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