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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의 맛과 멋.

작성자말소리|작성시간24.03.27|조회수20 목록 댓글 0

할배의 맛과 멋.


할배라고 맛과 멋이 없는 줄 아슈?

할배의 은은하고 넉넉한 맛이 없었더라면 싱그러운 젊은 맛이
느껴질까요?

우리 앞 집엔 요즘 젊은이들의
울퉁불퉁한 맛이 봄 맞이를 하는듯
스치는 할배의 눈길을 하루에도
수 없이 잡아챕니다.

딱 벌어진 어깨
불쑥 나온 젖가슴
왕자형 배
터질 것 같은 허벅지
상체 흔들릴까 봐
단단히 받치고 있는 종아리
바라보는 눈길엔
추억이 달려옵니다.

내 젊은 시절엔 한겨울에 웃통 벗고
냉수마찰로 젊음을 내어 보일 때
얼마 전 천국 가신 어르신께서 젊은
멋이 맛있게 보인다고 했었답니다.

세월 지나 할배의 모습으로 변한
요즘 격세지감에 긴 한숨을 몰아쉬다 세상살이도 때가 있는 법이거늘 어찌 한탄하고 부러워만 하랴.

이젠 늙음의 멋과 맛으로
단장하자.

너 늙어봤니?
나 젊어 봤다.

그때와 지금은 비교가 안 되지만
남녀 간에 그리움의 연서를 적어
사랑한 이의 답서를 기다리며
우체부의 발길이 당도하길 기다렸던 그 애절한 맛.

지나고 보면 참고 기다리며 불쑥 내뱉지 않고 콩닥거리는 마음 숨기며 산너머 사랑님 나타나길 기다린 그때의 맛 진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걷고 뛰었던 그때의 밑바탕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윤기 나고
저 싱싱한 젊은 맛이 있을 수 있겠는지요?

그러나 현실은 비켜갈 수 없다는
현실 주의자들의 조언대로
꼬리꼬리한 할배의 맛 남기지 않으려 씻고 말리고 다듬으며
열심히 살아갑니다.

좀 더 깊고 농익은 맛으로
은은하고 근사한 멋으로 삶을
담금질합니다.

어떡해?

잠재된 숨은 맛과 멋 찾아내기랍니다.

왕년의 금송아지 자랑은 한물갔으니 시답지 않고
지금도 내겐 금송아지 보다
은은한 은송아지가 대체할 빛깔로
남아있다고 은근한 맛을 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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