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이공오번지 뒷골목 밤은
계절 관계없이 후텁지근한
어느 날 오후다
예쁘장한 그녀는
도심의 달아오른 아스팔트 길 따라
연분홍 립스틱 바르고
중앙시장 장터에 다녀온다
해 질 녘 황혼 길엔
빨간 립스틱 바르고 밤을 출근한다
카멜레온
황혼에서 새벽까지
흑장미 입에 물고
사내들과 마주 앉는다
변치 않는 찐한 향기와
가시 붙은 장미꽃 한 송이 된다
향기에 취한 사내
가시에 찔린 손끝의 선혈 빨며
개꿈 삼킨다
열선 풀어 놓은 황홀한 밤
뜨거운 만남의 끝자락
사내들은 그녀를 연인으로
착각하며 홍등가의 밤을
기웃거린다
20세기 그녀 카멜레온은
마른 돈벌이만 신경 쓰는
속 보이는 친절로
풍선효과를 뿌리고 있다
이공오번지 강릉도심 뒷골목 밤은
육지의 어화
낚시배들로
한밤을 반짝였다
지금 그 자리
흔적도 없는 뒷골목
어둑한 밤의 풍경에
*격세지감(隔世之感) 느낀다
*격세지감 ; 다른 세대를 만난 것처럼
몹시 달라진 느낌. 격세감.
<추억은 그리움에 싣고에서 / 시인/ 유 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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