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개월 보름 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인데요, 올해 들어 24번째로 본 영화이며,
지난번 "도둑들"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요즘 약간 영화를 등한시했는데, 골프를 치다 보니
영화 볼 시간이 좀 줄어 듭니다. ㅎㅎ
예전에는 영화 가장 먼저 보고 영화평을 남겼는데
요즘에는 관객 500만명을 돌파해야 영화를 보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좋은 영화는 꾸준히 봅니다.
우리 카페의 핵심과 큰 축은 바로 영화인데요.
이 영화를 보면서, 조선시대 후반부의 운명이 엇갈리게 만든
역사적 시기가 바로 광해군 때로 느껴집니다.
임진왜란 이후, 동북아를 비롯한 전세계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었고, 특히 세계의 중심이라 여겼던 명나라의 쇠퇴와
서구 문명이 급격하게 전파되던 시기이거든요.
이미 청나라가 강대해져서 조선 역사적으로는 명나라를 버리고
청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으면서 수평적인 국제 관계를 맺을 수도 있었습니다.
결국 광해군이 인조반정으로 물러나고
쇠퇴해 가는 명나라에 집착하던 서인과 소북파들은
병자호란의 침략을 당하고 군신관계를 맺게 되는 뼈아픈 역사적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마 한국 역사 이래 가장 굴욕적인 순간입니다.
광해군은 세자 시절부터 명나라의 재가를 받지 못했고
(왜냐하면 자신은 적자도 아니고 장남도 아닌 차남이었기 때문임)
왕위에 오르기까지 여러 차례 험난한 순간을 겼었으며
선왕인 선조가 방계로 왕위에 올라 자신의 후계는 적자 계승을 시키길 원해서
훗날 정비인 인목대비에서 태어난 영창대군을 왕으로 옹립하고자 하였으며,
또한 선조가 인빈 김씨의 소생들을 아끼는 바람에
광해군은 임금이 되자 마자 여러 정적들을 제거하느라
너무나 많은 적들을 만들어 버린 것이 참 안타깝네요.
나름대로 국가 정치나 외교면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었고
특히 대동법을 경기도 지방에 실시하는 등
경제의 모순이 어디에 있다는 것도 간파한 상당히 현명한 군주였습니다.
조선의 멸망은 바로 양반계층의 독식에 의한 사회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며
특히 과거제도에 의한 제한된 인재 등용이 사회 전체적으로
좋은 기술이나 체제의 적용을 힘들게 만들었던 장애 요인으로 봅니다.
영화 속에서 광해군의 모습이 정적으로 가득찬 궐내에서
독살을 의심하는 까탈스러운 임금으로 묘사되는데
아마 실제로도 그러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영화를 보며 웃으면서 흥미롭게 보았습니다만,
조선 후기의 몰락하게 되는 시발점이 된 시기가
광해군 때로 보여지는바, 착찹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도승지 역할을 맡은 유승룡의 연기와
중전 역의 한효주 연기가 아주 뛰어납니다.
영화 아주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