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윤준섭
뒷모습은 자신이 볼 수 없고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모습으로
뒤에서 보는 사람만이 볼 수 있다
백성이 모셔도 사양하고 가는 사람
잡아도 미련없이 떠나는 사람
물러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사람
그런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한 삶의 향기 더욱더 향긋해
그를 마음속에 애틋이 기리며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으로 새긴다
정상에서 푸른 숲을 보다가
평지에 내려오면 귀도 먹먹하고
넓고 푸른 숲은 볼 수 없어도
나무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뉴월 화롯불도 쬐다가
물러서면 서운하다고 하는데
떠나는 그 마음 어찌 아쉽지 않으랴
나는 인생 뒷줄에서 까치발 딛고
어깨너머로 보고 어정쩡하게 살았기에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 사람을 본다
060630
출처 ☞ 윤준섭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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