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엄청난 여백에
松谷 윤준섭
이 메마른 땅 위
다시금 파릇한 이끼 쓰는 샘이 솟고
양광이 하늘을 수놓는 날
향그런 열매 맺고 팠던 과목의 정열은
이 언덕에 뿌리내린 피로의 사연
체념과 무기력사이 파란 의욕을 되새기며
휴식의 의미를 반추하는 지금은 생소한 정오
이 엄청난 여백에 그것은 황홀한 폐허
마냥 멀리만 있고 싶은 이 발작은
황혼녘 되살아나는 저 율동의 도시
현란한 불꽃처럼 불끈 솟는 흥분은
시간을 마시며 어둠을 포만 한다
은밀히 피어나는 대지의 기도 속에
몸을 소망을 송두리째 맡기고 싶은 고독
상처 없이 썩어가는 과목은
차라리 돌이 되고픈 마음
망각을 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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