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검색을 하였으나 지명과 야생화 이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금매화
6월 4일, 네 번째 탐하기 날이다.
#조선바람꽃
오늘은 길도 없는 초지를 자동차로 달려, 이번 이르쿠츠크주 야생화 탐사의 메인인 복주머니란을 만난다.
#노랑복주머니란 (대충 세어보니 200포기 정도가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어제 탐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자동차 앞 범퍼에 대대적인(?) 공사를 하였다. 마트에서 미리 준비해 둔 랩과 투명 테이프로 차량 두 대의 앞 범퍼를 감쌌다. 초지를 달리다 범퍼에 스크래치라도 나면 수리비로 4~5만 루블을 청구한단다. '만사불여튼튼'이라 하였으니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다 싶다.
#조선바람꽃
복주머니란이 있는 이르쿠츠크주 보한(Bokhan / Бохан) 남서쪽 외곽에 도착하였는데, 왼쪽으로는 숲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금매화 군락지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6월 2일 숙소로 돌아오면서 질리도록 금매화를 보았기에 몇 컷의 인증샷만 남기고는 곧장 숲으로 들어갔다. 잡목이나 풀이 많지 않아서 숲속을 걷기는 수월했다. 앞으로 나아가며 분위기 좋은 조선바람꽃 몇 무더기가 보이고, 이윽고 아직 꽃대도 올리지 않은 복주머니란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 꽃 피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어져서 못 볼 가능성이 있다'는 언질을 어제 저녁에 받았지만,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이르쿠츠크에 온 가장 큰 목적이 복주머니란이었는데, 팀원들이 실망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득해졌다. 첫 번째 숲의 끝부분에 이르니 200포기 정도의 엄청난 노랑복주머니란 군락을 만났는데, 이제야 꽃대가 손가락 두 마디만큼 올라와 있었다. "아깝다, 아깝다"를 연신 되뇌이다 하얀미소님, 구름재님과 합류를 하였다.
'설마 더 가면 일찍 피어난 칠삭둥이, 팔삭둥이라도 있겠지'라며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더 많은 개체 수가 눈에 들어오고 꽃망울도 제법 밀어 올리고 있었지만, 기대하던 활짝 핀 모습은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숲의 중간 지점에서 구름재님과 동선이 어긋나는 바람에 하얀미소님을 먼저 본대에 합류시키고, 구름재님을 찾아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런데 길 양옆으로 곰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게 아닌가.
#곰 발자국 (어미와 새끼가 나란히 걸은듯 사진은 새끼 곰 발자국 )
다행히 구름재님과 무사히 합류하였고, 처음에는 쇠뜨기인 줄 알고 사진도 안 찍을 뻔했던 산호란을 몇 컷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행들이 먼저 찾아 놓은, 제법 꽃을 피운 복주머니란과 노랑복주머니란 한 촉씩을 마침내 마주할 수 있었다. 아쉽지만 최종 목적지였던 복주머니란 자생지는 이쯤에서 포기를 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산호란
지나는 길에 2호차 대원들이 6월 2일에 보았던 베로니카 프로스트라타(Veronica prostrata, 질경이과 개불알풀속) 흰색을 보지 못했다고 하여 잠시 들렀다. 들지치와 베로니카 프로스트라타를 다시 눈에 담고는, 저 멀리 지평선 끝에 보이는 숲을 향해 달렸다.
#베로니카 프로스트라타(Veronica prostrata, 질경이과 개불알풀속)
30여 분을 달려 이르쿠츠크 우솔스키(Usolsky) 지구에 위치한 '벨라야 강변의 하얀 절벽(Белые скалы)'에 도착했다. 이곳은 중세 성곽을 닮은 웅장한 돌기둥과 탁 트인 강 풍경이 어우러진 천연기념물이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웅장한 풍경, 깎아지른 절벽과 맑은 물, 깨끗한 공기, 그리고 각양각색의 야생화가 필설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백의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나오는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別有天地非人間)'가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멱쇠채와 풍경
#눈바람꽃 (숲바람꽃)
어느새 수려한 풍광과 야생화에 매료되어, 활짝 핀 복주머니란 군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시베리아 너머 북극해로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이곳을 흐르는 강은 이르쿠츠크주를 흐르는 벨라야강이 앙가라강과 합류하는 곳으로, 하얀 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건너편 마을 이름은 홀무시노(Kholmushino / Холмушино) 마을이다.
#홀무시노 마을
절벽 건너로 멀리 바라다보이는 마을 풍경은 뒤로는 울창한 숲이 경계를 이루며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푸른 강이 마을과 나란히 흐르는 평화롭고 깨끗함 그 자체였다. 러시아풍의 고즈넉한 나무 집들과 나무 울타리, 그리고 정갈하게 갈아엎어 놓은 밭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가득 선사했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그 정취가 더 잘 느껴진다.)
#에리시뭄 플라붐(Erysimum flavum, 배추과 시투란속)
절벽 위에는 할미꽃 종류, 멱쇠채, 구름송이풀, 눈바람꽃, 큰점나도나물, 에리시뭄 플라붐(Erysimum flavum, 배추과 시투란속), 야광나무 등등 수많은 야생화가 우리들의 눈을 호강시켰고, 입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꼭 다음 기회에 다시 오리라 기약하며 숙소로 향했다.
#킹콩바위라 이름 붙임
#구름송이풀
돌아오는 길에는 피보바리하(Pivovarikha / Пивовариха) 인근 들판에 잠시 들러 초원세이지(학명: Salvia pratensis) 군락과 솔붓꽃 등을 탐했고, 마지막으로 주유소 옆 화단에서 솔잎대극을 만난 것을 끝으로 숙소에 돌아와 알찬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초원세이지(학명: Salvia pratensis)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몽블랑 작성시간 26.06.22 복주머니란을 못본 것은 안타깝지만 개화시기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니 어찌할 수가 없겠지요
대신에 다른 것으로 대리만족하셨을 겁니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 즐감합니다
벨라야강변에서 보는 풍경은 환상입니다 -
작성자블랙루비 작성시간 26.06.22 강을 따라 나즈막한 집들이 있는 평화로와보이는 풍경 멋집니다
오늘도 재미난 글귀에 빠져듭니다~^^ -
작성자시나브로 작성시간 26.06.22 오늘도 이르쿠츠크 여행기를 일독하며 아름다운 야생화들과 멋진 풍경에 빠져듭니다.
미련 한자락과 함께 남겨두고 떠나온 복주머니란은 지금쯤 고운 모습으로 피었을듯 합니다. -
작성자한실 작성시간 26.06.22 조선바람꽃은 단아하면서도 곱군요ㆍ
원하는 복주머니란 활짝핀 모습들을 못보아 아쉬움이 크셨을것 같아요ㆍ국내같으면 다시간다지만 타국에서의 일정은 맘대로 안되겠지요ㆍ -
작성자새울림 작성시간 26.06.23 그냥 담아 온 사진의 이름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이칼호 얼음이 올해는 늦게 녹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