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귀주 준의 최모 왕생기
올해 5월, 나와 함께 근무하는 최 씨가 자기 아버지의 왕생 전후에 일어난 매우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지난해 9월에 불교를 접하였다. 지난해 겨울, 나는 그 노인을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나에게 말했다.
“소진(小陳)아! 염불하면 성불할 수 있으니, 열심히 염불해야 한다!”
그리고 딸에게도 여러 차례 당부하였다.
“반드시 진 씨와 함께 불법을 배우고, 염불을 잘해야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노인은 자신이 머지않아 떠나게 되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던 듯하다.
올해 정월, 노인은 몸에 약간 이상을 느껴 검사를 받았는데 말기 간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자녀들은 그 사실을 아버지께 알리지 않으려 하였지만, 노인은 이미 그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병세를 짐작하고 있었기에 오히려 낙관적인 태도로 가족들을 일깨워 주었으며, 자신은 더욱 염불에 정진하였다.
왕생하기 이틀 전,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말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얼굴은 풍선처럼 부어올라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자녀들은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다음 날 정오 무렵, 가족들은 노인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급히 의사를 불렀지만 이미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때 최 씨는 문득 아버지께서 밤낮으로 곁에 두고 들으시던 염불기가 생각나 급히 집으로 달려가 염불기를 가져와 노인의 귀 곁에 틀어 놓았다. 그러자 곧바로 기적이 일어났다. 최 노인의 부어 있던 얼굴이 눈에 띄게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안색과 입술에도 혈색이 돌기 시작하였고, 얼굴에는 미소까지 떠올랐으며, 그 뒤 평온하게 숨을 거두었다.
이처럼 신기한 변화를 직접 보고 나니, 노인이 숨을 거둔 뒤에도 불법을 배우지 않았던 두 자녀는 울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최 씨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 저는 줄곧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었어요. 손은 점점 차가워졌지만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환한 미소를 보면서, 마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슬퍼하지 말고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어요. 병원 규정에 따르면 환자가 숨을 거둔 뒤 30분 안에 반드시 영안실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너무도 놀라 예외적으로 아버지를 병실에 5시간 더 모신 뒤에야 수의를 입혀 영안실로 옮기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영안실에 모신 사흘 동안 저와 남동생은 번갈아 아버지 곁을 지켰으며, 염불기에서는 계속해서 염불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장명등의 불빛도 평소와는 다르게 광채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심지 끝에 맺힌 불꽃은 마치 선홍빛 연꽃 한 송이 같았습니다. 화장하기 전까지 아버지는 줄곧 미소를 띠고 계셨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리 큰 슬픔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귀주 준의 티타늄공장(鈦廠) 진하(陳霞) 기록, 2002년 1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