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 대만 묘률 임창추 왕생기
아버지 임창추(林彰秋) 거사는 1933년 8월 15일, 묘률현(苗栗縣) 탁란진(卓蘭鎮) 평림리(坪林里)의 산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평생 부모를 지극한 효성으로 모셨고 형제들과도 우애가 깊었으며, 선행을 즐겨 베풀고 남을 돕는 것을 기쁨으로 삼았다. 또한 여러 가지 선행과 의로운 일을 실천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 아버지께서 왕생하셨을 때에도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함께 슬퍼하며, 이처럼 마음씨 좋은 이웃을 잃은 것을 안타까워하였다.
아버지는 한때 일관도(一貫道)에 몸담은 적이 있었으나, 이후 어머니의 권유로 함께 불문에 귀의하였다. 처음에는 일반 불자들처럼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참배하였고, 곳곳에서 열리는 경전 강설이나 법회, 재계(齋戒), 방생 등의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하였다. 그러다가 1995년 신원(信願) 스님을 가까이한 뒤에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더 이상 여러 도량을 찾아다니지 않고 오로지 한 도량에서 대중과 함께 염불 수행에 전념하였으며, 조념에도 힘썼다. 또한 매일 정해진 일과로 염불하였고, 가부좌를 틀고 서쪽을 향해 앉아 염불하는 것이 이미 몸에 밴 습관이 되었다.
아버지께서 왕생하시기 1년 전 어느 날 오후에도 평소처럼 서쪽을 향해 가부좌를 틀고 염불하고 계셨다. 그때 아미타불께서 서쪽 허공에 우뚝 서 계셨는데,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작던 모습이 점차 커지더니 마침내 사람과 같은 크기의 몸으로 눈앞에 우뚝 서 계셨다. 허무의 몸과 무극의 체(虛無之身無極之體)는 위신력이 한량없고 불광이 두루 비추었는데, 그 광경이 무려 5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이것 또한 아미타불께서 아버지에게 베푸신 자비로운 시현이었을 것이다.
1998년 설날 아침, 아버지께서는 심장병이 발작하여 응급처치를 하였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어 정오 12시 30분에 세상을 떠나셨다. 연우들이 여덟 시간 동안 조념하고 법문을 해 드린 뒤에는 가족들이 교대로 순번을 정하여 염불하였으며, 24시간 동안 끊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께서 가장 아끼시던 손자인 다섯 살배기 내 아들 영정(穎廷)이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저와 함께 놀아 주셨어요. 그리고 부모님과 할머니께 효도하고,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라고 하셨어요. 그러고는 아주 기쁜 얼굴로 저에게 작별 인사를 하시며, 아미타불 계신 곳으로 가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셋째 날이 되자 1층 거실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순간부터 집 안 가득 짙고도 독특한 단향(檀香) 냄새가 퍼져 있었다. 그 향기는 온 집안에 가득하였으며, 아버지의 고별식이 끝난 뒤에도 계속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이후 위층에 올라가실 때마다 때때로 단향 냄새를 맡곤 하셨다.
타이베이에서 오신 스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아버지의 빈소를 지키며 함께 염불하던 어느 날 밤, 아버지를 안치한 냉장고 머리맡 앞쪽에서 노란색의 부드럽고 밝은 광명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는데, 참으로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미타불께서 자비롭게 접인하신 것과 아버지께서 환희롭게 왕생하신 사실은, 우리가 따로 부처님께 간청하지 않아도 아버지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아버지의 입꼬리 양쪽에서 눈꼬리와 관자놀이를 향해 좌우 대칭의 V자 모양이 나타났는데, 마치 한 송이 연꽃이 활짝 피어난 듯하여 참으로 기이하였다.
더욱 기이한 것은, 아버지께서 왕생하신 뒤 아미타불과 아버지의 신통력 감응으로 인해 내 아들 임영정(林穎廷)이 수승한 기연을 얻어 서방극락세계를 직접 방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무량수경』에서 설한 서방극락세계의 갖가지 성스러운 경계가 참으로 수승하고 장엄함을 증명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내용을 아래에 기록해 둔다.
평소 영정이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제 아침밥은 어디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늘 영정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너를 정말 많이 아끼셨단다. 지금 할아버지는 서방극락세계에 계시니, 네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아미타불을 부르면 할아버지께서도 들으실 수 있단다. 네가 아미타불을 부르면 할아버지께서도 너를 보러 오실 거란다.”
아버지께서 왕생하신 지 만 5주년을 앞둔 며칠 전, 1월 21일 아침이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4학년(11세)인 영정이를 깨워 학교 갈 준비를 시켰다. 영정이는 아직 잠이 덜 깬 채 이렇게 말했다.
“엄마, 할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극락세계에 가서 음식을 먹게 해 주셨어요. 그 음식이 정말 맛있었는데, 왜 저를 깨우셨어요?”
그날 저녁 식사 때 누나가 “와, 정말 맛있다!”하고 말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영정이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서방극락세계 음식이야말로 정말 맛있어요! 이걸 가지고 맛있다고 하는 거예요?”
어머니가 물었다.
“할아버지가 어떻게 너를 서방극락세계에 데리고 가셨니? 그리고 어떻게 할아버지께서 너를 데려가신 줄 알았어?”
영정이가 대답했다.
“에이, 제가 할아버지를 못 알아볼 리가 있나요? 다만 할아버지는 머리를 깎으셨고 몸에서는 빛이 났어요. 옷도 아미타불님께서 입으신 것 같은 옷을 입고 계셨어요. 엄마, 그거 아세요? 할아버지 발아래의 연꽃이 정말 크고 컸어요! 대형 트럭 바퀴만큼이나 컸는데 분홍색이었어요. 저와 할아버지는 가운데 푸른색 연화대(蓮臺) 위에 서서 하늘을 날아갔어요. 구름이 발아래로 흘러가고 바람이 불어왔는데, 정말 시원하고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연꽃이 보였어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었고, 보라색·빨간색·분홍색·노란색·하얀색 연꽃도 있었어요.
그때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저 연꽃 위에는 너희 이름도 적혀 있단다. 아미타불을 자주 부르면 너희 연꽃도 점점 더 크게 핀단다.’ 그래서 저는 제 연꽃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어요.
엄마, 정말 신기했어요! 그곳의 집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궁궐처럼 생겼는데, 집도 나무도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반짝반짝 빛이 났어요. 땅에도 황금이 깔려 있었고요. 또 나무의 잎도 우리 집 밖에 있는 나뭇잎과는 전혀 달랐어요. 그 잎들은 엄마가 차고 있는 옥패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반짝반짝 빛났어요.”
어머니가 물었다.
“그럼 그게 칠보유리(七寶琉璃)였니?”
영정이가 대답했다.
“저도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말 예뻤어요. 엄마, 이제는 향수 바르지 마세요. 그거 아세요? 서방극락세계에서는 하늘에서 가랑비처럼 여러 가지 색깔의 꽃잎이 수시로 내려오는데, 저와 할아버지 몸은 전혀 젖지 않았어요. 제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셔 보니 시원하면서도 향기가 정말 좋았어요. 엄마 같은 여자들이 바르는 향수하고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좋았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아주 큰 분수대가 있었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그 안의 물은 노래를 부를 줄 알았어요! 할아버지는 그 물을 떠서 저에게 마시게 하시며, ‘이 물을 마시면 더욱 지혜로워진단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물은 달콤하면서도 시원했는데, 마시고 나니 머리도 시원해지고 마음도 시원해져 수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좋았어요.”
이어서 영정이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왜 우리 여기는 불을 켜야만 밝아지고 사람들 생김새도 모두 다른 거예요? 정말 귀찮아요! 서방극락세계는 정말 좋았어요. 거기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고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몸에서 모두 빛이 났어요. 나무도 빛나고, 집도 빛나고, 땅도 빛나고, 물도 빛나고, 사람도 빛났어요. 형광등을 켜지 않아도 저절로 밝으니 정말 좋았어요. 빛은 은은한 황금빛이어서 정말 편안했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아주아주 높은 산이 하나 있었어요. 엄마, 그게 무슨 산인지 맞혀 보세요?”
누나 의진(依蓁)이가 말했다.
“아리산(阿里山)!”
영정이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누나, 그것도 모르다니! 아리산이 어떻게 서방극락세계에 있겠어요? 제가 아주 신기한 이야기를 해 줄게요. 제가 본 그 산은 사실 아미타 부처님의 발가락이었어요! 저는 아미타 부처님이 우리 집에 모신 아미타 부처님과 똑같이 생기셨는지 보고 싶었는데, 아미타 부처님은 너무 높고 너무 크셔서 얼굴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아미타 부처님께서는 정말 향기가 좋으셨어요. 향수를 바르지 않아도 그렇게 향기로울 수 있다니 정말 좋았어요. 누나, 누나도 빨리 아미타 부처님 계신 곳에 가 보세요. 그러면 피부가 하얗고 보들보들해질 거예요. 할아버지는 저더러 함께 아미타 부처님께 예배드리자고 하셨어요. 그리고 배가 고프지 않으냐고 물으셨는데, 더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거기 음식들은 날아다닐 수 있었어요. 정말 대단했어요. 음식들이 제 앞으로 날아와 딱 멈추는 거예요. 거기 음식은 정말 맛있었어요. 제가 한창 맛있게 먹고 있는데 엄마가 저를 깨워 버렸어요. 너무 아쉬웠어요! 엄마가 저를 깨우지만 않았더라면 할아버지께 말씀드려 그 음식을 조금 가져와 엄마랑 누나에게도 먹여 드렸을 텐데요.”
그 후 며칠 동안 영정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재빨리 끝내고는 스스로 일찍 자겠다고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가 물었다.
“영정아, 너는 왜 요즘 그렇게 일찍 자려고 하니? 어디 아픈 데라도 있니?”
영정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저는 일찍 잠들어서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하고 계속 염불해 보려고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또 저를 서방극락세계에 데리고 가서 함께 놀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거기 음식은 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저는 또 먹고 싶어요.”
아버지는 내가 불법을 배우도록 이끌어주신 은사(恩師)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일생으로 우리 온 가족을 부처님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고, 부처님의 은혜가 가득한 법계 속에 잠기게 해 주었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실천하신 선행과 의로운 행적, 조념, 부처님을 친견한 갖가지 행의(行儀)들은 불효한 이 아들의 완고한 마음과 어리석음을 끝내 일깨우지 못하였다. 바라건대 지금 내가 기록한 이 내용이 조금이나마 경책과 격려가 되어, 불도(佛道)에 인연 있는 수행자들이 저 부처님께서는 지금 현재 극락세계에서 성불하셨으니, 마땅히 근본 서원이 헛되지 않아 중생이 그 명호를 칭념하면 반드시 왕생함을 깊이 믿기를 바란다.
(임어국(林於國) 기록, 2003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