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선봉(七仙峰)
칠선(七仙)의 명칭에 대해 의문이 생긴 건 골짜기 이름에 관심을 갖고부터 였다.
쌩뚱맞게 칠선계곡과 동떨어진 이곳에 왜 칠선봉이 있는걸까?
하지만 궁금증 하나로 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니 그게 더 문제다.
먼저 칠선(七仙)의 명칭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보자.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 일곱선녀가 맞을까?
현재 선녀탕, 비선교, 비선담등 그와 관련된 지명이 있고 변강쇠를 연상케 하는 옥녀탕도 있지만 그건 근대에 호사가들이 붙인 이름으로 본다.
예로부터 지리산은 중국까지 소문이 난 삼신산 중의 하나였으며 그 속에는 유(儒), 불(佛), 선(仙)이 모두 공존했고 그 중심에 최치원 선생이 있었다.
후대 사람들이 선생의 죽음을 알지 못하기에 지리산과 동화되면서 신선이 되었다고 생각했으며 환학대, 청학동같이 이상 세계로 향한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지명들이 아직까지 전해진다.
이쯤 되면 칠선의 의미를 짐작했으리라 생각된다. 유,불,선이 깃든 지리산에 칠선은 당연히 신선이 들어가야 맞다고 본다.
그럼 왜 일곱일까?
얼마전 도솔산인 선생님과 형님이 덕암(德巖)과 성교대(星橋坮)를 답사하면서 인문산행이 별자리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때 칠성(북두칠성)과 연관된 자료들을 찾아 보았다.
별자리의 국자 방향을 일번으로 본다면 손잡이쪽, 즉 6번과 7번은 시침과 일치해서 밤에도 시간을 알수 있었고 그로인해 칠성은 시간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겼다.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신다고 하는데 그건 북두칠성으로 돌아가 시간을 충전해서 다시 이승으로 돌아 온다고 믿었다.
망자를 북두칠성을 그린 칠성판과 함께 염을 했다고 하니 그 믿음을 뒷받침 해준다.
두지터를 지나 철교를 지나면 옛칠성동이란 현판이 있고 그 뒤로 낡은 집한채가 있다. 성교대의 지명과 무관하지 않으며 의탄 주변에 새별들이란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북두칠성과 추성 주변은 많은 연관성을 시사한다
그렇듯 칠이란 숫자는 우리의 생,몰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도솔산인>선생님께선 의탄에서 보면 창암산, 영룡봉, 영랑대, 중봉, 천왕봉, 제석봉,오공산이 일곱개의 봉우리로 보인다고 했고, <선영>형님도 봉우리를 세었다고 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니 어느 쪽에서 보았는지 기준을 잡을수가 없었다.
이번에 창불대 아래로 <토산 전람회>길을 탐사하면서 음양수샘 주변으로 경작지와 집터를 발견했다.
마천에서 영신사를 지나 고원지대에 펼쳐진 잔돌평전으로 접근하는 길은 바른재능선을 지나 영신대를 거쳐 창불대로 접근 하는 길이 최단거리다. 절을 두고 양쪽이 접근하기 쉬우므로 그쪽을 주요 통로로 추정하고 유람록과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김종직 선생은 해질녘에 창불대에서 영신대로 내려갔는데 그 길 가운데 석가섭을 볼수있는 첫번째 암봉을 지나간다.
그곳은 작은 암봉 두개가 연이어 있는데 첫번째를 좌측으로 돌면 오랜세월 바람 맞은 육송이 자태를 뽑내고 있고,
두번째 암봉을 넘으면 남쪽으로는 토산 전람회 길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고, 북쪽으로는 칠선봉의 일곱개의 봉우리를 볼수있다.
김종직 선생은 절의 북쪽 비탈에 석가섭 한구가 있고 목에 갈라진 곳이 있다고 했다. 그건 석가섭 전망대에서만 그렇게 보이므로 그곳을 올랐다고 본다.
영신사에서 동쪽으로 보면 이륙이 보았다는 부도(시루)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원근감에 차이로 제일 높은 봉우리처럼 보인다.
유몽인도 영신사에서 비로봉이 동쪽에 있다고 했으니 부도 모양과 비로봉은 같은 것으로 보았다.
금강산, 묘향산, 치악산, 오대산, 소백산등 큰산의 최고봉을 비로봉이라고 불렀고 그 아래는 유명한 사찰이 있었듯, 왕가에서 찾을 정도로 영험한 영신사의 최고봉을 비로봉이라 부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석가섭 전망대 1봉에서 비로봉을 최고봉으로 보고 일곱개의 봉우리를 찾아 보면 아래 사진과 같다.
칠선이 일곱 봉우리를 신선처럼 생각했고 김종직 선생님같은 옛선인들이 영신사를 왕래하며 석가섭을 볼수있는 1봉에 올라 경치를 감상하며 봉우리를 센 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글은 제 주관적인 생각이며 조금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우리나라엔 같은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도 많고 웬만큼 유명한 산이면 다 비로봉이 있다.도대체 왜 비로봉이 많고, 또 그 뜻이 무엇일까?
우선 산에 비로봉이 많은 건 순전히 불교의 영향인 듯하다.비로봉은 불교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에서 유래됐다. 비로자나불은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를 말한다. 더욱이 비로봉은 유명하고 큰 산의 최고 봉우리 이름이다.유명한 산의 최고 봉우리에서 부처님의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 산엔 반드시 유명한 절도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