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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먼지떨이 / 안은숙

작성자선월|작성시간26.06.09|조회수14 목록 댓글 0

꼬리와 먼지떨이

 

 

안은숙 

 

꼬리를 얻으려고

몸통과 머리를 버린 경우를 들고

기껏 먼지나 털고 있는 난,

가끔 꼬리를 못 찾아서

한참 집안을 뒤집을 때가 있다

마트에서 카트를 끌며 고기를 찾다가

아차, 생각난 듯 발견한 꼬리

적은 돈으로 꼬리를 자를 수도 있다

옴짝달싹 못 하는 꼬리는

퇴화된 의사意思 하나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창문이 열리고 커튼이 열린 집안은

꼬리치기 좋은 장소가 되는가

아슬아슬한 장식들이 쏟아지거나 깨어질 수 있다

꼬리는,

살랑거리는 허락과 뒷발질이 같이 있다

동물 꼬리는

사소하게도 먼지를 떨어내거나

파리를 쫓는 일을 하지만

먼지떨이는 공중을 채찍질하는 분란으로

정전기를 일으켜 세운다

이것은 누구의 꼬리일까

힘이 머리를 앞지르기도 하고

발보다 더 민첩하게 굴거나 장중하다

만일 오래 밟혀있는 꼬리가 있다면, 몸을 버려야 할 것

꼬리가 지나간 방이

조용히 가라앉고 있다

다시 공기가 제자리를 찾는다.

 

계간 『시인수첩』 2026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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