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수업
서윤후
하늘
칠판을 올려다본다
선생님은
구름 과자 놓지 못하고 언덕 되신다
지도는 다시 그리기로 약속
그 소풍은 언제 끝나지요?
도시락통엔 날벌레
꺾인 날개가 들려주는 하늘 이야기도 있어요
보온병엔 맹물만 남았는데
형 누나 모두 집으로 돌아갔는데
창문 수첩에 쓰는 기다림 도록
산양과 물새, 역시 이상한가?*
기다리는 동안 옆이 되세요
얼굴 꽃다발이 필요하니까 졸업식엔
선생님 까무룩 주무시는 동안
날씨를 비웃고 그새 뒤바뀐 우산
눈물은 어떤 사람의 이름을 가졌을 때 맞는 비란다
아무도 문 열어주지 말라는 말
문을 지키는 심부름은
한 사람이 낙오를 배우는 단원이다
잔디밭 방아깨비 머리를 베어가는
바람개비를 놓아주는 셀로판지가……
하늘은 그 세계의 셀로판지야
무지개가 눈물 구덩이에서 솟아나
반원의 셔터를 누른다
엎드려서 짓게 된 표정을 가져보렴
이 땅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늘은 모르게
*소마이 신지 감독의 영화 〈태풍클럽〉(1985) 중에서
서윤후
전북 정읍 출생. 2009년 《현대시》 등단.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휴가저택』『소소소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나쁘게 눈부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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