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수업 / 서윤후

작성자선월|작성시간26.06.16|조회수9 목록 댓글 0

 

야외 수업

 

 

서윤후

 

하늘

칠판을 올려다본다​

 

선생님은

구름 과자 놓지 못하고 언덕 되신다​

 

지도는 다시 그리기로 약속​

 

그 소풍은 언제 끝나지요?

도시락통엔 날벌레

꺾인 날개가 들려주는 하늘 이야기도 있어요

 

보온병엔 맹물만 남았는데

형 누나 모두 집으로 돌아갔는데

 

​창문 수첩에 쓰는 기다림 도록

산양과 물새, 역시 이상한가?*​

 

기다리는 동안 옆이 되세요

얼굴 꽃다발이 필요하니까 졸업식엔

선생님 까무룩 주무시는 동안

날씨를 비웃고 그새 뒤바뀐 우산

눈물은 어떤 사람의 이름을 가졌을 때 맞는 비란다

아무도 문 열어주지 말라는 말

문을 지키는 심부름은

한 사람이 낙오를 배우는 단원이다

 

잔디밭 방아깨비 머리를 베어가는

바람개비를 놓아주는 셀로판지가……​

 

하늘은 그 세계의 셀로판지야​

 

무지개가 눈물 구덩이에서 솟아나

반원의 셔터를 누른다​

 

엎드려서 짓게 된 표정을 가져보렴​

 

이 땅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늘은 모르게

​​

 

*소마이 신지 감독의 영화 〈태풍클럽〉(1985) 중에서

 

 

서윤후  

전북 정읍 출생. 2009년 현대시》 등단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휴가저택』『소소소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나쁘게 눈부시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