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상굴(上窟)
천주(泉州) 초경원(招慶院) 도광(道匡) 선사가
울력으로 진흙을 져 나르는 날,
도중에 주장자를 잡고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윗굴의 진흙인가,아랫굴의 진흙인가?”
스님이 말하였다.
“윗굴의 진흙입니다.”
선사는 한 번 때렸다.
또 다른 스님에게 물었다.
“윗굴의 진흙인가, 아랫굴의 진흙인가?”
스님이 말하였다.
“아랫굴의 진흙입니다..”
그러자 선사가 또 때리고는 , 다시 명초(明招)에게 물으니,
명초가 진흙을 벗어버리고 손을 모으고 서서 말하였다.
“스님, 감정해 주십시오.”
그러자 선사가 그만 두었다.
운문고(雲門杲)가 이 이야기를 들어 말하였다.
“초경이 비록 그만두었으나
명초가 달갑게 여기지 않았음이야 어쩌랴.
내가 그 때 그가 진흙 짐을 벗어버리고
‘스님, 감정해 주십시오’하는 것을 보았더라면
당장 등줄기를 한 대 때려서 그가 어쩌는가를 살펴보았을 것이니라.“
說話
“윗굴의〔上窟〕......”라 함은
다행히 아래와 위에 토굴이 있기 때문이나 속마음은 위는 성인이요,
아래는 범부이다.
스님이 대답하기를 “윗굴의 진흙입니다.
아랫굴의 진흙입니다“라고 한 것은 도리로 따진 것인가.
도리로 따지지 않은 것인가?
이 또한 아래와 위에 토굴이 있어 다행이라 함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낱낱이 “한 방망이를 때렸다〔一一打一棒〕”고 함은
한 토막의 날방망이요,
“진흙 짐을 벗어버리고〔放下泥擔〕......”라 함은
아래와 위의 토굴에 끄달리지 않는다는 뜻이며,
“그만두었다〔便休〕.”고 한 대목은 매우 끝없다.
운문(雲門)이 든 이야기에서 “초경이〔招慶〕......”라 함은
중간(中間)도 아직은 최종이 아니기 때문이요,
“한 방망이”라 함은 매우 끝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