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5. 동수 (洞水)
용아(龍牙)가 동산(洞山)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동산이 대답하였다.
“골짜기〔洞山〕의 물이 거슬러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말해 주리라.”
선사가 활연히 깨달았다.
투자청(投子靑)이 송했다.
옛 근원에 물이 없는데 달이 어디에 생기랴.
기슭 가득히 서쪽에서 흘러 한 가닥이 나뉜다.
총령(葱嶺)에서 웅이(雄耳)의 꿈을 물으려 말고
눈 쌓인 뜰에서 소림(少林)의 봄을 말하지 말라.
說 話
“골짜기의 물이 거슬러 흐른다〔洞水逆流〕”함은
『승보전(僧寶傳)』에 이르기를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事)에
어떤 법사가 있었는데 산수(算數)에 능했다.
일행(一行)이라는 선사가
찾아와서 문 앞에 이르니
산가지 펴는 소리가 찰가닥찰가닥 들렸다.
이 때 법사가 이르기를
‘골짜기 물〔洞山〕이 거꾸로 흐르면서
나에게 도자(道者:선사)에게
오실 것이라고 알려왔소이다’라고 하였다.
일행이 골짜기를 돌아보니
물이 거꾸로 흐르고 있었고,
문턱을 들어서자 묘함을 얻었다“고 하였다.
“골짜기의 물이 거슬러 흐르기를
기다렸다가〔待洞水逆流〕”라 함은
마치 “돌 거북〔石烏龜〕이 말을 할 줄 알아야
그대에게 말해 주리라”고 한 경우와 같이,
일러줄 수 없다는 이치이다.
“활연히 크게 깨달았다〔豁然大悟〕”함은
다시 다른 일이 없이 철저히 깨닫는다는 뜻이다.
투자(投子)의 송에서
첫 구절은 깊고 예스럽고 그윽하며 멀다는 뜻이요,
둘째 구절은 이를 수 없는 곳에서 일렀다는 뜻이며,
그 뒤에는 전할 것도 받을 것도 없는 경지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