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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눈사람

작성자김아인|작성시간26.06.15|조회수22 목록 댓글 2

 

전업 눈사람 김륭 시집저자 김륭 출판 시인의일요일 2026.6.5.페이지수120 | 사이즈    140*200mm판매가서적 10,800원   

책소개

㈜시인의일요일에서 김륭 시인의 신작 시집 『전업 눈사람』이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눈사람’이라는 독특한 시적 존재를 중심에 두고, 죽음과 상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언어로 붙들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어머니의 병상과 애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편들은 울음과 기억을 통해 관계를 다시 엮으려는 시적 윤리를 분명히 드러낸다. 감각적 이미지와 비틀린 문장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애도 서사를 제시한다.

시집 『전업 눈사람』은 김륭 시인의 고유한 시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정서는 ‘슬픔’과 ‘애도’이며, 특히 어머니의 죽음과 직면한 시인의 내면을 파고든다. 시인은 요양병원에 누운 어머니를 “산 채로 묻으려고 간다”(「염소」)고 고백하며, 죽음을 단절이 아닌 관계의 새로운 양식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여기서 ‘눈사람’은 매일 조금씩 녹아 사라지지만, 동시에 계속해서 다시 태어나는 존재로서 시인의 자의식을 대변한다. 죽음과 소멸의 한가운데서도 동심을 잃지 않으려는 시인의 의지가 바로 눈사람의 형상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이 시집이 다른 시집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죽음을 맞이하는 ‘장례’와 ‘분갈이’라는 라이트모티프를 통해, 죽음의 자리를 다른 차원의 영속성으로 이식하는 독특한 시적 알고리즘이다. 시인은 “함께 살던 기다림을 다른 종으로 옮겨 심고 물을 들일 때까지 그림자는 두고 가세요. 고쳐 쓸 수 있는 식물처럼 당신이 떠난 후 사람이 아니라 흙 묻은 바람으로 산다 한들 고요는 다시 내게 뿌리를 건넬 것이다.”(「분갈이-박정임 여사께」)라고 노래하며, 죽음 이후에도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비극적 상상력을 넘어, 삶의 태피스트리 속에 죽음이 어떻게 다른 결로 짜여 들어가는지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통찰이다. ‘베트 하하임(Beit haḤayyim, 생명의 집)’이라는 유대 전통의 묘지 개념처럼, 이 시집은 죽음을 생명과 기억, 관계의 지속을 표지하는 장소로 인식하며 현대적인 애도의 시적 모형을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상실과 슬픔이라는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다. 시인은 “너무 멀리는 가지 마십시오. 당신, 죽어도 괜찮아. 나랑 둘이서 사람보다 먼저 태어난 눈사람 보러 갈 테니까”(「시인의 말」)라고 말하며, 죽음 너머의 영원한 관계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또한 “사랑은 특별하지 않아요. 옛날 눈사람일 뿐이에요.”(「월간 장례」)라는 구절은 사랑과 이별의 본질을 오래된 눈사람의 이미지에 투영하며, 삶의 순환과 반복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사람보다 먼저 태어난 눈사람이 있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먹겠니! 멍청이들아, 그게 너구리 컵 62g보다 못한 니들 마음이고 내 마음이어서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람을 못 배운 사람이 태어나기 시작했다.”(「너구리 컵 62g」)와 같이 강렬한 인용구들은 독자의 감각을 흔들며 삶의 허무함과 동시에 새로운 깨달음...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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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륭 시인

1961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1988년 불교문학 신인상과 2005년 월하지역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1부
밤눈 / 전업 눈사람-비석 / 살얼음 / 수국 / 영원 / 밤비 / 분갈이-박정임 여사께 / 전업 눈사람 / 옛날 눈사람 / 고막 / 연체동물 / 스틸 컷(Still cut) / 리클라이너

2부
자주 웃을 수밖에 없잖아요 / 사과가 머리 빗는 장면에서 잠시 웃었음 / 첫사랑 / 창신동 / 밀회 / 야생 / 또 끓고 / 바지 / 검은 엉덩이 / 오래된 달팽이-첫사랑 / 너구리 컵 62g / 고드름하기

3부
수국 / 월간 장례 / 스모그 / 홍시 / 번개 / 뱀이나 좀 고쳐줄래 / 외주 / 마음아 / 계간 «숟가락» 가을호 / 가정식 백반 / 그림책 변호사 / 영정사진

4부
밤눈 / 염소 / 사그랑이 / 영원 / 이별 / 옛날 눈사람 / 열대야-요양병원 / 물경 / 비 / 곧 / 옛날 눈사람 / 전업 눈사람

해설 다시 뿌리 내릴 ‘우리’와 애도의 ‘動’詩 | 염선옥 (문학평론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가만히 누워만 있던 엄마의 울음이
일어섰다. 요양병원을 혼자
걸어 나왔다.

그 울음을 말려야 한다. 내 숨까지 말려서
말이 될 때까지 돌이 될 때까지
서서

나는
바람에도 지워지질 않을
문장을 써야 한다
- 「전업 눈사람 - 비석」 전문


고요가 흰머리를 드러냈다.

꼭꼭 닫아둔 창문으로 새어든 찬바람이
머리맡에 놓이면, 병실은 잠시
흙을 기다리는 화분ㆍㆍㆍㆍㆍㆍ, 바지 밑으로 밤을 내리기 위해
화장실 물소리가 부풀어 오를 때마다
그림자가 자랐지.

십 년을 넘게 누워만 있는 당신
오래된 눈송이처럼 자꾸 날아오르려는 눈꺼풀
쓸어주면서

가만히 고요를 옮겨 심었다.
함께 살던 기다림을 다른 종으로 옮겨 심고
물을 들일 때까지

그림자는 두고 가세요. 고쳐 쓸 수 있는
식물처럼
당신이 떠난 후 사람이 아니라
흙 묻은 바람으로 산다 한들 고요는
다시 내게 뿌리를
건넬 것이다.
-「분갈이 - 박정임 여사께」 전문


오늘 또 숟가락이 울었다. 멀리 던져놓은
돌멩이처럼,

입에 물면 멈추게 할 수 있지만 나는 그냥 쳐다보고만 있다.

몰래 퍼다 먹을 울음마저 바닥난 당신 얼굴 앞에
누운 채로 살아있고, 죽은 채로 서 있다.
숟가락은,

그러니까
입을 더 이상 돕지 않는다. 당신과 내가 온몸으로 움켜쥔
뼈의 영역이어서

당장 먹고살 걱정은 없다는 듯
여기저기 흩어졌던 풀벌레들 모여 숟가락을 끓이는
여름밤

엄마, 아- 해봐. 쫌만 더 크게. 그래. 쫌만 더
입이 안 되면 마음이라도 찢어 울음을 넣어주는 일, 그건
뼈를 넣어주는 일이어서

오늘은 밤보다 더 어두워지려는 여동생 데리고
돌멩이 속으로 들어가 엎드려 있는데

흙 파먹던 숟가락 하나 달랑 입에 물고
죽은 아버지, 죽은 줄도 모르고
달려오고

햐- 한세상이 오목해졌다.

숟가락 옆에 숟가락이
앉아있다.
- 「열대야 - 요양병원」 전문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시간과 소멸을 견디는
유일한 흔적, 전업 눈사람

김륭 시인의 자의식은 무엇보다도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으로 형상화된다. “먼발치에서//날 지켜보던 당신이 울고 있는 게/틀림없었다.”라는 인식은, “땅만 쳐다보고 걷고 있는데”도 그 울음을 감지해버리는 화자의 내면 구조를 보여준다. 얼굴을 들지 않고도 자신을 내려다보는 타자의 눈물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 그 지속되는 죄책감이 시 전체를 밑에서
끌어당긴다.
김륭의 시적 물음은 끝내 ‘누가 울고 있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으로 수렴된다. 표층적으로 이 울음은 ‘어머니의 울음’으로 제시되지만, 시의 심층부로 침잠해 들어갈수록 우리는 그것이 곧 화자의 울음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타자의 슬픔을 자신의 목소리 속으로 들여와 노래하는 이 구조적 전이, 즉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내면 언어로 변환시키는 일이야말로 김륭 시학의 독자성이자 그의 슬픔의 문법을 이루는 중심축이다.

김륭의 시에서 ‘눈사람’, ‘어머니(당신)’, ‘밥’, ‘뼈’, ‘숟가락’을 둘러싼 이미지들 사이로 지속적으로 스며드는 정동의 물질은 이처럼 ‘울음’이었다. “울음마저 바닥난 당신 얼굴 앞에서”(「열대야-요양병원」), “이따금 내 몸에서/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숨을 멈추면/아이처럼, 달아나던//마음이 몸을 돌보는 소리였다.”(「스모그」) “죽은 마음에 이목구비가 생길 때까지”(「홍시」) 우는 화자는, 더 이상 눈물의 장식적 수사를 반복하는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시집 전편을 훑어보면 울음과 우는 몸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호출되는 시로 「열대야-요양병원」, 「또 끓고」, 「수국」(1부), 「수국」(3부), 「밀회」, 「전업 눈사람-비석」, 「영원」(4부), 「스모그」, 「홍시」, 「계간 «숟가락» 가을호」 등을 들 수 있다. 이 작품들에서 울음은 한 번 터지고 흘러 사라지는 사건이 아니라,반복되고, 연기되고, 사물에 부착되는 운동으로 나타난다. 울음은 정서의 돌출이라기보다 정동이 머무르는 방식, 혹은 정동이 사물과 관계 맺는 방식을 가시화하는 매개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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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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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환희 | 작성시간 26.06.15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아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5 네~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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