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물고기/허은희 뜻밖의 나와 뜻밖의 당신이 결합합니다 우리의 결합은 결함끼리의 접촉이라서 스치고 닿을 때마다 만져지는 옹이가 있습니다 옹이들 앞에서 우리는 머뭇거립니다 단꿈에서 깨어나 서로의 안을 살핍니다 내가 처음 본 당신의 얼룩 당신이 처음 본 나의 얼룩 한 번도 꺼내 보인 적 없는 그것은 언제라도 흘러내릴 준비가 되어있었나 봅니다 나와 당신의 뜻밖은 서로의 눈을 감기는 재주에 능했다는 것 감긴 눈은 서로에게 가늠하지 못할 거리를 남겨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눈 먼 우리의 결합은 숨겨진 암호를 배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계간 《시와 사상》 2026 봄호 허은희 / 1966년 인천에서 출생.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시집 『열한 번째 밤』『손톱이 자라는 속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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