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상자가 있는 방/권이화

작성자김아인|작성시간26.06.19|조회수36 목록 댓글 2

검은 상자가 있는 방/권이화

 

 

  

유리창을 흔드는 눈보라 속을 걸어간다

 

나무로부터 떨어져 나온 흰 꽃잎들의 물음표가 바다 위를 난다

고래의 시간을 닫은 지 오래된 해변에 검은 달이 뜬다

 

걸어서 갈 수 없는 먼 곳을 향해 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꽃이 필 때까지 하얗게 치통을 앓다가 꽃잎 따라 바다의 페이지로 빙빙 돌다가

나무에 대해 주문을 걸던 목소리가 눈보라 속으로 사라진다

 

없는 고래를 찾아 검은 상자 속으로 걸어가는 밤

불이 켜지면 더 캄캄해지는 바다 위로 비가 내린다

 

 

 

           ―계간 시와 사람》 2026 봄호

 

 

 

권이화 경북 안동 출생. 2014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시집 어둠을 밀면서 오래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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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보라 | 작성시간 26.06.19 불이 켜지면 더 캄캄해지는
    바다위로 비가 내린다
    이런 글 귀가 마음에 와 닿네요
  • 답댓글 작성자김아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그러게요. 좋은 시 많이 지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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