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붉은 혀/서원동
토마토 속에는, 토마토만의
물렁물렁하고 촘촘한 세계가 빼곡히 접혀져 누워 있다
칼로 자를 때마다 토마토는 粘液質의 몸을 뒤틀며
그 붉은 혀를, 이리저리 내두른다
눈 크게 뜨고 보아라
저 활활, 불타오르는 토마토의 혀
그 속에 숨겨져 끈적거리는
벌과 나비, 바람의 꿈
다시 한 번, 집중해 살펴보라
여름의 짙푸른 말발굽소리 옆구리에 불끈 껴안고
칼로 자를 때마다 날름날름, 휘두르는
저 붉디붉은 혀를
—계간 《시인시대》 2026 봄호
서원동 / 1950년 경남 창녕 출생. 1977년 《문학과지성》 등단. 시집 『우리들의 왕』『쉰일곱 편의 悲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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