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기러기가 보냄/강은교
-멀리 있는 연인에게 여섯째 가락
그때 한 무리의 기러기 떼가 괄괄거리며 날아왔어,
당고마기고모와 내가 마당 가운데 손 맞잡고 서 있을 때
나는 지금 히말라야를 향해 날고 있다, 저 하늘도 내 것이다, 지금 밟는 저 허공 구름도 내 것이다, 저 허공의 구름의 틈새도, 접힌 틈새로 끊임없이 오고 가는 저 한 사람,
아마 너도 그럴 거다, 네가 쳐다보는 한 네 것인 저 하늘, 네가 걸어가는 한 네 것인 저 길, 저 강가, 저 해변, 저 산등성이, 둥글디둥근 저 해…… 저 한 사람,
그때 한 무리의 기러기 떼가 괄괄거리며 날아왔어,
당고마기고모와 내가 마당 가운데 끝없이 손 맞잡고 서 있을 때
—웹진 《님Nim》 2026년 5월호
강은교 / 1968년《사상계》로 등단. 시집 『허무집』『풀잎』『빈자일기』『소리집』『벽 속의 편지』『초록거미의 사랑』『네가 떠난후 너를 얻었다』『바리연가집』『다시봄-벽 속의 편지』『아직도 못만 져본 슬픔이 있다』『미래슈퍼 옆 환상가게』등과 다수의 산문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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