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의 글>초등학교 선수 출신 회원 부수를 조정하면서

작성자유두준|작성시간16.04.10|조회수1,449 목록 댓글 26

흔히 대회장이나 탁구장에서 남다른 움직임과 스윙을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구력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빠른 발놀림과 절제된 스윙 거기에 순간 임팩트에서 여타 동호인들과 차별화를 보이면서 주변에서 "물 좀 먹었나봐" 관심을 보이게 됩니다.

 

보통 이런 분들이 생활체육 탁구에 입문하면 어려서 전문 선수로 단련된 근육이 살아있어 순수한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기대할 수 없는 단기간에 실력이 급상승하게 되어 많은 입상과 상위 부수까지 빨리 올라가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본인들은 "구력이 얼마 안 되었어요."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분들도 보통 지역 대회에 처음 출전하게 되면 현재 부수 체계에서는 맨 마지막 부수로 출전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저 역시 이를 매우 비판적으로 생각했던 장본인입니다. 물론 대회 규정에 어긋나지 않지만 선수 출신이면 그 실력에 맞는 부수로 참가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양심 부수 논리였는데 그런 제게 요즘 초등학교 선수 출신 제자 한 명이 있습니다.

 

2015년 10월부터 탁구를 다시 시작했으니 이제 겨우 6개월 차에 접어들었지만 역시 실력 향상 속도가 대단히 빨라서 4월 24일 열리는 용인시탁구협회장배에 몇 부로 출전시킬 것인지 무척 고민을 했습니다. 남들처럼 맨 마지막 부수인 6부부터 단계적으로 입상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현재 실력인 여자 5부로 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다 그 동안 제가 지켜온 부수 관에 따라 5부로 출전시키기로 결정하고 단체전 팀도 그에 걸맞게 구성 했습니다.

 

그런데 용인시탁구협회 사이트에서 "용인시탁구협회 생활체육 탁구대회 선수자격 심사규정(안)"를 자세히 읽어보다 아래 규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 재학시 1년이상 탁구선수로 활동을 한 자는 최저 아래부수로 등록해야 한다.  

 가. 초등학교 : 남자는 남자 4부, 여자는 여자 4부   

 나. 중학교 : 남자는 남자 2부, 여자는 여자 2부

 

위 규정대로면 초등학교에서 1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한 분이 5, 6부에 출전하면 부정 선수가 되는 것으로 한편으로 반가운 규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악마의 유혹이 시작 되었습니다. 남들도 보통 그냥 다 하는데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고 그냥 5부로 출전시키자 그러면 단체전 팀도 전력이 강화되고 입상 확률도 더 높일 수 있는데 지역 대회 첫 출전에 6부도 아니고 5부인데 뭐 어때...

 

그리고 대회 중에 누군가 선수출신 아니냐고 물으면 당장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부정하던지 아니면 그런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고 하고 그때부터 4부로 뛰면 되지...대부분 하향 출전도 서슴치 않고 대회 요강에도 적시되어 있지 않으니 다들 그런 규정을 몰라서 괜찮을 것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너무 편치 않았습니다.

더욱이 이번 용인시 대회 첫 출전인 남자 회원에게 그 정도 실력이면 5부로 나가라고 이야기 했을 때 " 왜 다른 구장 사람들은 나보다 잘 쳐도 6부로 나오는데 6부로 나가면 안 되냐는 반응에  "남들이 안 지켜도 우리가 솔선수범해서 지키면 언젠가는 부수 체계가 좋아질 것이고 이 것이 용인탁구클럽의 전통이라고 설명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입상은 분명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그 여성 회원이 레슨 받으러 왔을 때 그 규정을 이야기하면서 4부로 출전하라고 했더니 선뜻 그러겠다는 답을 듣고서야 제 마음이 편안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초심을 잃지 않고 평소대로 지켜야 갰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제가 순간 적으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용인시탁구협회에서 위 규정을 도입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전자들이 충실하게 지켜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갰지만 규정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선출들이 맨 아래부수에 출전하는 것은 자제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3부 정도에서는 선출여부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5, 6부에서는 눈에 뛰기 때문에 주최 측에 이의를 제기할 확률도 높고 나중에 대탁에 선수 등록 여부를 확인하면 바로 밝혀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협회에서 이번 대회부터 철저하게 입상자 검증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타 지역에서 이사를 와서 부수를 낮춰 출전하는 경우와 다양한 오픈 대회에서 입상 경력을 감추고 지역 부수로 출전하는 경우는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본 글을 보시는 동호인들은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제 경험상 부수는 적기에 올려야 실력도 더욱 향상되고 기분도 훨씬 좋았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깊은 반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 결정을 불만 없이 잘 따라주는 회원 여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아래 규정을 링크 걸었으니 용인시 동호인 여러분들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용인시탁구협회 탁구대회 선수자격 심사 규정(안) 및 탁구대회 운정 규정(안) 보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열정21 | 작성시간 16.04.20 즐탁을 하기위해서라도 양심부수 도입을 대찬성합니다. 대구에서 한표~~
  • 답댓글 작성자유두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4.20 네 열정21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포청천 | 작성시간 16.07.22 항상 올바른 생각과 올바른 지도 마인드!!! 훌륭하십니다. 관장님! 마음에 안 드시는 분 있으면 제에게 신고...^^* 제 옆에 항상 작두대기하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유두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7.22 네 포청천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커트스매시 | 작성시간 17.02.09 기준을 스스로 지켜나갈 수 있어야 선진국이 되겠지요 ^^
    멋지십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