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Scale) 크로매틱이 왼손 핑거링과 오른손 피킹을 능숙하게 하기 위한 기계적 훈련이라면, 이번 스케일은 손놀림 뿐만 아니라 음악의 기본토대를 이해하는 훈련도 포함된다.
사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스케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노래만 잘 부른다. 또 기타를 그냥 독학으로 배운 사람들 중에는 스케일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이미 여러 가지 스케일을 몸으로 체득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본격적인 기타 연주를 바란다면, 특히 곡의 분위기에 따라 잘 어울리는 멋진 애드립을 할 수 있으려면 그 기본이 되는 스케일 연습을 충실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가. 스케일의 의미
스케일이란 간단히 말해서 음의 배열규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음과 그보다 한 옥타브 높은 음 사이에는 12개의 반음(=6개의 온음)의 간격이 있다.
이 말은, 예컨대, C음에서 반음씩 12번을 올리면 한 옥타브 위의 C음이 된다는 뜻이다. 스케일이란 C에서 다음 C까지 올라갈 때 반음 또는 온음을 어떤 식으로 조합해서 배열할 것인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무조건 온음 하나 간격으로 여섯 번 올라가도 되고, 온음 다섯 개와 반음 두 개를 거쳐 올라가도 되며, 온음 한 개와 반음 열 개를 조합해서 올라가도 된다. 이처럼 한 옥타브 사이에 온음과 반음을 각기 몇 개씩 사용해서 어떤 순서로 배열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무수히 많은 조합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 스케일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을 수 있다.
그런데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연구하고 즐기면서 몇 가지 주요 유형들이 형성되어 왔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은 메이저 스케일, 마이너 스케일, 펜타토닉 스케일 등이 있다. 어려운 단어들이 나왔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다 잘 알고 있는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바로 메이저 스케일이다. 또 서양의 7음계와 달리 우리 전통 음악에서는 '궁상각치우'라는 5음계가 사용되는데, 이것이 바로 펜타토닉 스케일이다. 아래에서는 일렉 기타를 연주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주요 스케일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나. 메이저 스케일
스케일이란 말을 난생 처음 들어보는가? 그러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는 알고 있는가? 영화 '에델바이스'에 삽입된 그 유명한 'Do Re Mi Song'에 나오는 바로 그 '도레미'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도레미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른 스케일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여기서 일단 모드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자칫 모드와 스케일을 혼동해서 헷갈릴 수도 있는데 양자는 별개의 개념이다.
모드란 스케일을 연주할 때 어떤 음에서 시작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앞의 강좌 #11에서 보았듯이 메이저 스케일은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로 배열된다. 그렇다면 이 여러 음들 중에서 어떤 음부터 치기 시작해야 하는가?
앞의 글에서는 편의상 근음인 '도'부터 시작해서 제8음인 한 옥타브 위의 '도'까지 차례로 치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런데 사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실제로 기타 연주를 하다보면 같은 스케일이라도 경우에 따라서 시작 음이 다른 경우가 많다.
모드의 명칭은 스케일의 몇 번째 음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아래의 표는 모드의 명칭을 정리한 것이다.
| 시작음 | 모드 | 시작음 | 모드 |
| 제1음 | 이오니언 (다이아토닉) |
제4음 | 리디언 |
| 제5음 | 믹소리디언 | ||
| 제2음 | 도리언 | 제6음 | 에오리언 |
| 제3음 | 프리지언 | 제7음 | 로크리언 |
이 표에서 보듯이 메이저 스케일을 연주하는 방법은 일곱 가지가 있다. 이해를 위해서 C 메이저 스케일을 가지고 생각해보자. 아래의 일곱 개 모드는 모두 동일한 메이저 스케일이지만 시작음이 다를 뿐이다.
| 1) 이오니언 모드 | 도(C)-레(D)-미(E)-파(F)-솔(G)-라(A)-시(B)-도(C) |
| 2) 도리언 모드 | 레(D)-미(E)-파(F)-솔(G)-라(A)-시(B)-도(C)-레(D) |
| 3) 프리지언 모드 | 미(E)-파(F)-솔(G)-라(A)-시(B)-도(C)-레(D)-미(E) |
| 4) 리디언 모드 | 파(F)-솔(G)-라(A)-시(B)-도(C)-레(D)-미(E)-파(F) |
| 5) 믹소리디언 모드 | 솔(G)-라(A)-시(B)-도(C)-레(D)-미(E)-파(F)-솔(G) |
| 6) 에오리언 모드 | 라(A)-시(B)-도(C)-레(D)-미(E)-파(F)-솔(G)-라(A) |
| 7) 로크리언 모드 | 시(B)-도(C)-레(D)-미(E)-파(F)-솔(G)-라(A)-시(B) |
메이저 스케일의 key | C Db D Eb E F Gb G Ab A Bb B
마이너 스케일의 key | A Bb B C C# D Eb E F F# G G#
이제 메이저 스케일과 마이너 스케일을 연습할 때 근음부터 시작하는 것만 하지 말고 일곱 가지 모드를 전부 연습하도록 하자. 그래서 어떤 스케일 어떤 모드라도 바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해두자. 머리로 이해만 하지 말고 직접 기타를 잡고 계속 쳐보면서 손이 즉각 즉각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하도록 한다. 지금 이러한 훈련이 왜 필요한지 굳이 이해되지 않아도 좋다. 무술영화를 보면 흔히 고수가 제자를 가르칠 때 처음에 시키는 일은 장작패기, 마당쓸기, 밥짓기 같이 하찮게 보이는 일들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결국은 고도의 무예를 닦기 위한 필수 준비과정이 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