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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시

트럭을 타고 온 사람 / 윤제림

작성자유진|작성시간26.06.10|조회수22 목록 댓글 0

트럭을 타고 온 사람 

윤제림

 

 

1.

그해 오월 광주 사진에는 부처님 오신 날

광고탑과 현수막이 보인다

 

오셨을까? 안 오셨을까?

 

의견은 둘로 갈릴 것이다

--오셨다면 그 난리가 났겠어요?

--오셨어요,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2.

사실은 이렇다, 그분은 다녀가셨다

 

황금 가사는 무등산 깊숙이 숨겨두고

서둘러 변복을 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총을 잡았다

당신이 본 사진 속

그 사람이다

 

웃통을 벗어부치고 깃발을 흔들었다

피 묻은 청년을 들쳐 업고 내달렸다

가두방송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당신이 들었던

그 목소리다

 

겨우 총성이 멎고, 집으로 혹은

다른 세상으로

모두 흩어지고 난 아침엔

비를 들고 광장을 쓸었다

 

3.

여러 큰절에서 연꽃 처소를 마련해놓고

서로 모셔 가려 했으나

그는 너릿재 넘어가는 트럭을 타고

굳이 이 골짜기에 와

누웠다

화순 운주사

 

장씨 이씨 박씨 최씨도 따라와 말없이

앉고

서고

누웠다

 

그해 부처님 오신 날에는

부처님이 많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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