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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시

우연과 규칙 사이 / 정채원

작성자유진|작성시간26.06.23|조회수6 목록 댓글 0

우연과 규칙 사이

정채원

 

 

표범은 표범이 되었고

비단뱀은 비단뱀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수박이 너무 익어가던 날

 

열대야에 정전이 되었고

옴짝달싹할 수 없어요

48층 펜트하우스에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하염없이 녹아내리고

 

그러나

주차장에 묶인 자전거는

헬리콥터가 될 순 없어

 

우연으로도

규칙으로도

될 수 없는 건 될 수 없다네

 

너무 익어가는 수박을 막을 순 없다네

아무도 먹을 수 없게 된다 해도

붉어지다 검붉게 터진다 해도

 

어쩔 수 없다네

우연히 사람이 되었고

규칙에 따라 사람이 되었지만

 

나는 네가 될 수 없고

네 곁에 갈 수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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