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오늘 읽은 시

50년 / 이경림

작성자유진|작성시간26.06.23|조회수11 목록 댓글 0

50년

이경림

 

 

그날 너는 너의 집으로 가고

나는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달리 무슨 도리가 없었던 거다

 

너의 그는 50년 전에 딴 여자와 눈맞아 떠났고

나의 그는 50년 전에 불쑥 남편이 되어버렸으니

 

너는 그 대신 강남에 3층 빌딩을 샀다 하고

나는 그 대신 다 늙어빠진 시나 데리고 산다는데

 

그러나 우리는 모두 첫눈 오는 날 정오에

덕수궁 정문에서 만나기로 한 스무 살

 

첫눈이 수백 번 내려도

스무 살은 자꾸 길을 잃고

 

첫눈은 여전히 덕수궁 앞으로

우글우글 스무 살을 불러내는데

 

50년 후 어느 날,

한 늙은이가 공연히 남대문에 불을 질렀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뜨고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