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층까지의 이해와 26층의 오해를 벗어난 구름에게
최연수
땅을 딛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어
물에 뿌리내린 것들도 밤이면 몰래 저 너머로 손을 뻗을까
젖은 두 발은 움직이는 뿌리라서
창밖으로 뿌리를 내지
일 층으로 내려가지 않는 날은 마음이
슬퍼서
젖은 발은 슬픔이라 불러도 될 것 같아
오늘도 위층은 층간소음을 뿌리내리고 있네
괜찮아요, 아이는 뛰면서 뿌리를 키우거든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 부모에게 나는 상냥하게 말했어
오늘은 옆 동 지붕을 쓱 잘라냈지
푸념을 눌러 담은 시선은 왜 사선을 따라가는지
24층까지의 이해와 26층의 오해를 벗어난 구름에게 왜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지
다행이야, 매일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고층을 좋아해야만 한다는 이유와 좋아할 것이라는 합리적 이유를 증명하려
잠을 놓친 워터코인은
누렇게 잎이 떴네
딱 좋은 높이야
땅에서 멀어질수록 보이는 것은 저 너머니까
하늘과 가까워서 좋은, 그렇다고 하늘은 아닌 안심
안심과 불안은 층간에서 고민을 반복하는 중이네
쉽게 내려갈 수 없는, 그래서 조금은 불안한 층과
단숨에 저층까지 내려간 불안은 동등할까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