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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누군지 알겠다/양윤덕

작성자겨울새|작성시간19.11.18|조회수35 목록 댓글 0

                       누군지 알겠다

  

                                                                                             양윤덕

 

 눈이 발목을 넘지 않고 내렸다.

 발 시린, 한 켤레의 꽃잎들 눈발을 걸어간다.

 한쪽 발은 기우뚱한 숨소리.

 또 한쪽 발은 반듯하게 기다렸다 간 흔적이다.

 

 불구는 발자국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왼쪽 발을 끌고 다닌 내 친구는 이름을 놀림당했지. 무너진 쪽을 무겁게 들어 올린 엇박자, 오른쪽 무게를 왼쪽이 받아 안았지.

 

 만진다. 포유류의 차가운 체온이

 막 떠오르는 햇살 속으로 투명하게 증발한다.

 

 누군지 알겠다.

 

 그리고 그 뒤를 네 개의 발자국이 뛰어갔다.

 

 꼬리에 일생 치장을 달고 다니는 너의 눈발보다, 눈보라보다 쏜살같지, 제 자리에 가만히 머물지 못한 본능으로 비약한다. 불어난 누런 물 같은 털.

 

 이리저리 쓸어댄 흔적의 저 바람 무늬.

 

 그것도 누군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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