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알겠다
양윤덕
눈이 발목을 넘지 않고 내렸다.
발 시린, 한 켤레의 꽃잎들 눈발을 걸어간다.
한쪽 발은 기우뚱한 숨소리.
또 한쪽 발은 반듯하게 기다렸다 간 흔적이다.
불구는 발자국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왼쪽 발을 끌고 다닌 내 친구는 이름을 놀림당했지. 무너진 쪽을 무겁게 들어 올린 엇박자, 오른쪽 무게를 왼쪽이 받아 안았지.
만진다. 포유류의 차가운 체온이
막 떠오르는 햇살 속으로 투명하게 증발한다.
누군지 알겠다.
그리고 그 뒤를 네 개의 발자국이 뛰어갔다.
꼬리에 일생 치장을 달고 다니는 너의 눈발보다, 눈보라보다 쏜살같지, 제 자리에 가만히 머물지 못한 본능으로 비약한다. 불어난 누런 물 같은 털.
이리저리 쓸어댄 흔적의 저 바람 무늬.
그것도 누군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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