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동요, 동시,시 감상

[시]장작/문동만

작성자겨울새|작성시간19.11.22|조회수50 목록 댓글 0

                           장작

 

 

                                                                                  문동만

 

 

 지게를 지고 아까시나무를 베어 와서는 자귀로 하얀 육질을 갈랐다

 아궁이 불길은 역풍으로 뱉어냈고 엄마의 머리칼에는 늘 불내가 베어 있었다

 그 냄새를 놓아했다 그걸로 식구들 시린 등골을 견디며 정부미로 밥을 지었고

 장마 때면 아궁이로 장판 밑으로 물이 스몄다 역한 노래기를 창밖으로 집어 던졌다

 메마른 장작으로 얻어터진 닐도 있었다 자식들을 업은 적 없다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내 등에 업자 가벼운 장작 같았다 평생 이불을 깔지 않고

 냉골에만 드러눕던 아버지에게서 잘 마른 굴비 같은 옅은 비린내가 풍겼다

 아버지는 가까스로 등에 대고 앉아 등을 빌려준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아버지 다시는 냉골에 눕지 말아요 했다

 너 가면 다시는 못 보겠구나……

 마른 비늘을 떨구며 살짝 연 아가미였다

 먼바다로 가는 물길은 몇 겹의 제방에 갇혀 열리지 않았다

 유언이란 그처럼 간단해서 캄캄한 소 울음으로

 몇 정거장 건너야 들려오는 말이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