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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빙하지대를 가다/이혜민

작성자겨울새|작성시간19.12.04|조회수24 목록 댓글 0

  빙하지대를 가다

                                                    이혜민 

눈부신 설원이다

발자국 하나 보이질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려도

처음과 끝을 알 수가 없다

수만 갈래 있었던 길도 하얗게 덮여

박힌 발자국조차 스스로 뺄 수가 없다

어디서 해가 떠 어디로 지는지 모를

한 가운데 서서

온 몸이 꽁꽁 굳어온다

발자국에 고인 햇살을 따라 없던 길을 만들어

제자리를 맴돌다 주저앉아 한 점

마침표로 찍히게 될지도 모를

마침표 속에 갇혀

촉 무뎌진 지팡이 하나 달랑 들고

갈 수가 없는, 천 년의 길에서

돌고 도는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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