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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학info

암세포도 항암제 내성이 생기나요?

작성자델리델리|작성시간26.06.11|조회수18 목록 댓글 0

항암치료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슈퍼 박테리아처럼 암세포도 약에 내성이 생기는 건 아닐까?"

"그럼 차라리 처음엔 약한 약부터 써서 몸을 아끼고, 내성이 생기면 그때 더 강한 걸 쓰면 안 되나?"

 

아주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의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그 반대의 전략을 사용합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암세포도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나요?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슈퍼 박테리아처럼, 암세포도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암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암 덩어리 안의 세포들이 모두 똑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텃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은 일반 잡초지만, 그 안에는 어떤 제초제를 뿌려도 끄떡없는 슈퍼 잡초가 몇 개 섞여 있습니다. 일반 잡초는 제초제에 죽지만, 이 슈퍼 잡초가 살아남아 다시 뿌리를 내리면 나중에는 같은 제초제가 전혀 듣지 않게 됩니다. 

 

암세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암치료로 대부분의 암세포는 사멸하지만, 돌연변이로 우연히 생겨난 슈퍼 암세포가 살아남아 증식하면 기존 약이 듣지 않는 내성 암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럼 왜 약한 약부터 쓰지 않나요?

바로 이 내성 문제 때문에, 의료진은 환자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정반대의 전략을 씁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1. 처음엔 약한 약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강한 약

2. 부담을 줄이면서 단계적으로

 

이 방법이 더 안전하고 논리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오히려 슈퍼 암세포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를 낳습니다.

약한 약으로 공격하면 일반 암세포만 죽고, 슈퍼 암세포는 살아남습니다. 그 사이에 슈퍼 암세포는 더 많이 증식하고 더 강해집니다. 그때 강한 약을 써도 이미 내성이 굳어진 상태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암과의 싸움에서 처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처음부터 수십 년의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가장 성공률 높은 조합, 즉 표준 1차 항암요법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왜 2~3가지 약을 한꺼번에 쓰는 건가요?

이것이 바로 슈퍼 암세포를 잡기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약을 여러 개 섞어 쓰는 이유는 단순히 더 강하게 때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포위 공격하기 위해서입니다.

 

약물역할
A 약물 암세포의 DNA 복제를 차단
B 약물 A를 피해 살아남은 세포의 다른 경로를 공격
C 약물 그래도 남은 세포의 또 다른 약점을 공격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약들을 동시에 투입함으로써, 슈퍼 암세포가 빠져나갈 틈을 원천 차단하는 것입니다.

 


 

내성이 생기면 더 독한 약으로 가나요?

이 부분도 오해하시기 쉽습니다.

1차 약에 내성이 생겼다고 해서 더 독하고 강한 같은 종류의 약을 쓰는 게 아닙니다. 작용 방식이 완전히 다른 2차 약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존 제초제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슈퍼 잡초에게, 같은 성분의 농도만 올린 제초제를 뿌리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때 농부는 아예 다른 성분,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제초제로 바꿉니다. 기존 약에 내성이 생긴 경로는 완전히 무시하고, 그 잡초가 아직 적응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약점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2차 항암치료(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가 바로 이 새로운 접근법입니다.

 

즉, 암 치료는 점점 더 독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정밀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요즘의 항암치료는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처음부터 최선의 조합으로 치료 성공률을 최대화합니다.

2. 여러 약을 동시에 사용해 암세포가 내성을 키울 기회를 차단합니다.

3. 만약 반응이 부족할 경우, 전혀 다른 방식의 2차 치료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든 치료를 처음부터 하는건가” 라는 걱정은 매우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강도는 환자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에게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한 과학적인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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