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자리 잡기가 관건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좋은 자리'는 전부 다른 애들이 먼저 차지해버렸다. 남들이 텐트를 다 치고 밥을 할 때까지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결국 비좁은 자리 하나를 정해서 주변을 정리하는데 현곡이 오셔서 이왕 치울 거 자리를 만들라며 무더기로 쌓여 있는 장작 더미를 치워주셨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새로운 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풀을 뽑고 바닥을 수 없이 밟아가며 내가 있을 곳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전에 없던 좋은 자리가 만들어졌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현곡께서 '좋은 자리'라는 건 없다고 하셨다. 좋은 사람이 있는 자리는 좋은 자리이기 마련이라고.
내가 있는 곳은 내가 있는 공간이 되고 곧 내 공간이다.
내가 좋은 이상, 좋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이가 없을 만큼 당연한 말인데도 참 어렵다.
내가 있는 곳은 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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