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 넘어 정암사 가는 길
들꽃들 지천으로 피었다.
그 많은 꽃들,
누구를 위하여 피지 않았다.
그 곁을 지나는 이
눈길조차 주지 않아도
성내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
이른 봄철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물과 양분을 빨아올려
제몸 하나 굳건히 세웠더니
어느날 그 머리에
빛나는 꽃 한송이 피어났다.
그 꽃 속에 머금은 달콤한 꿀
벌이 와서 먹든
나비가 와서 먹든
상관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것 만이
진심으로 남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
언제쯤 우리는
알게 될까.
2009. 8. 16
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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