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 6일차
불안불안하다 했더니, 어제는 영상 찍느라고 일지를 한 줄도 안 썼습니다. 네 현재 시점이 아닙니다. 6일째 목요일의 일지가 공중분해되어버렸네요! 그래도 그날 배운 건, 정말 많았습니다. 깝치고 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 만큼 깝치고 있는 게 없다는 걸 배웠죠. 예, 5일째에 썼던 말들이 정말 깝치는 것 밖엔 더도 안되고 덜도 안되는 글이었구나를 알게 되곤 콘티를 다시 적고 그랬습니다. 결국에 나는 나를 만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구요. 사람의 곁에는 사람이라던지, 나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다-라는 저의 말들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습니다.
덧붙이자면, 어제는 정말 알차게 살았습니다. 아침에 벌떡 일어나 명상하고 스트레칭하고 세수하고 쌀도 씻어놓고 산책 나갔다 오고. 계란 두 개에 스팸 3분의 1통, 상추 5장, 멸치, 볶음 고추장 넣고 드디어 잘 된 밥을!! 해서 그걸 넣고 비빔밥을 해 먹었습니다. 오징어랑 김도 꺼내서 먹었고요. 요리하면서 찌개도 끓였습니다. 스팸 남은 거랑 햄 한 통이랑 참치 넣고요. 그래서 저녁에는 밥이랑 찌개랑 김이랑 먹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요.
어제는 저에게 있어서 가장 잔인한 계절인 6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6월이 끝나기를 2월부터 기다렸는데 그 날이 벌써 어제가 된 것을 보니 정말 끝나긴 끝났나 봅니다. 혼자가 된 것이 서러워 6월이 끝나길 바랬는데, 그날을 혼자서 보냈으니 눈시울이 짠하긴 했습니다. 아직 울진 않았지만요. 하지만 그와 더불어, 이제는 홀로를 즐기고 홀로가 서로가 되어, 함께가 되어, 더불어 사는 삶을 꿈꿔봅니다. 12시가 넘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싶었지만, 채 몇 분을 남겨둔 채로 저는 잠들어 버렸지요. 그러곤 파란 계절의 아침이 밝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