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화

작성자푸르른날|작성시간26.06.18|조회수3 목록 댓글 0

그녀의 묵화墨花

 

최부련

 

팔십 셋 그녀가 한 생애를 그리는 중

채색이 멈춘 자리 점점점 먹빛이다

소실로 번져가는 기억 여백마다 스며든다.

 

먼저 떠난 남편을 허공에서 찾으며

굳어진 손마디는 씨앗의 무게 가늠 한다

미세한 이탈의 해체화 마지막 붓 터치다.

 

논밭의 경사를 기억하는 굽은 허리

표면의 물길이 마르기 시작하면

최우선 흙층 중심으로 물꼬를 대야했다

 

머물 곳의 밑그림 몸으로 더듬는 중

한평생 흙과 계절 역류하는 선율 속에

더 깊은 공백을 매꿔 줄 농담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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