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묵화墨花
최부련
팔십 셋 그녀가 한 생애를 그리는 중
채색이 멈춘 자리 점점점 먹빛이다
소실로 번져가는 기억 여백마다 스며든다.
먼저 떠난 남편을 허공에서 찾으며
굳어진 손마디는 씨앗의 무게 가늠 한다
미세한 이탈의 해체화 마지막 붓 터치다.
논밭의 경사를 기억하는 굽은 허리
표면의 물길이 마르기 시작하면
최우선 흙층 중심으로 물꼬를 대야했다
머물 곳의 밑그림 몸으로 더듬는 중
한평생 흙과 계절 역류하는 선율 속에
더 깊은 공백을 매꿔 줄 농담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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