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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샘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파견하셨다

작성자jjr71|작성시간19.07.17|조회수43 목록 댓글 0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파견하셨다

오늘은... 먼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질문을.. 하나 드려볼까 합니다. 아마도 모든 분들이 같은 대답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은행 통장 하나씩은 거의 가지고 계시죠? 

은행 통장 중에... 만약에... 통장을 만들기만 하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매일 아침, 86,400원씩 입금을 시켜주는” 은행이 있다면... 그 은행에 통장 하나씩은 다 만들어 두실 겁니다. 그렇죠? 

그렇다면, 그 은행에서 매일 아침 입금시켜 주는 86,400원이 그 날이 지나서 다음 날로 넘어갈 때는, 항상 잔액이 0원으로 바뀐다면, 그 날 하루 동안 꺼내어 쓰지 않으면 그냥 남아있는 게 아니라, 사라져 버린다면...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렇죠... 기왕에 매일 주는 돈인데... 매일 저녁, 쓰지 않으면 없어지는 잔액이라면, 매일같이 그 날 모두 꺼내어 써야겠죠!! 쓰지 않을 거라면, 따로 빼서 모아두든가... 

우리에게 이렇게 매일 86,400원을 주는 은행... 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그 잔액은 사라져버려서 더 꺼내어 쓸 수 없는 계좌,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 시간”이라고 합니다. 하루 24시간을 분으로 바꾸면.. 모두 1440분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초”로 바꾸어서 계산해보면 86,400초가 됩니다. 

우리는 아무런 한 일 없이, 매일 아침 86,400초를 받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우리가 좋은 목적으로 잘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진 시간은 그냥 없어져 버립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고, 더 많이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다음날이 되면, 그 은행은 또 새로운 돈을 넣어주지만, 그것 역시 매일 밤 조금도 남김없이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예...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곁에 두시고 함께 지냈던 제자들을 세상에 내보내십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다른 말로, 제자들을 “파견”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 파견의 목적은 예수님이 하셨던 일들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고, 마귀 들린 사람들에게서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들, 아픈 사람들에게 기름을 발라 병을 고쳐주고... 예수님이 하시고 계신 그 일을 제자들도 똑같이 사람들에게 베풀라는 뜻에서 하시는 파견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그 복음의 장면을 통해서... 세상 속에서 살면서, 하느님을 믿고 사는 우리들... 세상을 살면서 하느님을 모르고 살 수도 있지만,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가지고 사는 우리 신앙인들도... 바로 그렇게 파견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전에, 하루 86,400초의 시간, 매일같이.. 지나가면 없어져버릴 24시간이 우리들 앞에 주어진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시간들을 우리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세상에 파견된 신앙인으로서의 우리 삶이 어떤지, 하느님이 주신 우리 평생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에 대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이 돈이라면, 우리는 매일같이 그것을 뽑아 쓸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전 다들 동의하셨을 겁니다.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듣는 말입니다만... 다시 한번, 나는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그 시간 중에 얼마를 세상에 파견된 신앙인으로서 쓰고 있는지, 주일 미사, 기도 생활, 하루 가운데, 일주일 가운데 몇 퍼센트 정도 되고, 그 작은 부분에 나는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지...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 가운데... 

1년의 가치는, 학점을 받지 못해서 1년을 더 학교에 다녀야 하는 학생에게 물어보면 잘 안다고 합니다. 

한달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미숙아를 낳은 어머니를 찾아가면 들을 수 있답니다. 

한주의 가치는 신문을 편집하는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한 시간의 가치가 궁금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이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합니다. 

일분의 가치는, 열차를 놓친 사람에게, 

일초의 가치는 목숨과 바꿀지도 모를 아찔한 사고를 순간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람에게 물어보면 압니다. 

백분의 일초의 소중함은,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육상 선수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 인생 전체의 가치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노년의 어른들께, 병을 얻어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모든 순간”을, 그 시간 자체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자들에게, 지팡이 외에는 먹을 것도, 자루도, 돈도 여분의 신발도 속옷도 필요 없다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은 결국...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내 주위의 조건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어서 이 일은 할 수 있고, 무엇은 없어서 저 일은 할 수 없고.. 그런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느 날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순간, 하느님 앞에 혼자 서게 되는 그 때에 어떤 모습으로 설 것인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세상 가운데 파견하신 제자들처럼, 신앙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사는 파견된 우리들... 나에게는 “오늘”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혹시 그 시간보다 그 시간에 내 주위의 여건에 더 집착하지는 않는지... 중요한 그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더 많이 돌아보시는 한 주간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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