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살리는 마음
스스로 아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의사라는 직업에 돈도 잘 벌었고,
사랑하는 아내가 늘 곁에 있었다.
하루하루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행복을 가꾸어 가던 그는
어느 날 사고로 아내를 잃고 말았다.
아내가 죽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다시 병원으로 나와 일을 했지만
예전처럼 행복하지 않았다.
매사에 의욕이 없어 끼니도 거르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그는 급기야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하루아침에 휠체어 신세가 되어 몸마저 제대로
거동할 수 없게 되자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기에
이르렀다.
그 때 죽음이라는 단어가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으나
그 때마다 번번히 간호사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는 간호사 때문에 괴로운 삶을 계속 이어간다고 생각하자
그 간호사가 미워지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간호사에게 바람을 쐬고 싶다며
바닷가 낭떠러지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거기서 기회를 엿보다 바닷가로 몸을 던질 작정이었다.
철썩거리는 파도를 바라보며 마지막 삶을 정리하는 생각에
잠겨있던 그에게 갑자기 간호사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간호사가 그만 낭떠러지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것이다.
그 순간 그의 머리 속에는 온통 간호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동시에 그는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방금 전까지 죽으려고 했지만 간호사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자살하겠다는 생각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비명소리에 사람들이 바닷가로 모여들었고 잠시 후
남자가 몸이 축 늘어진 간호사를 안고 뭍으로 나왔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휠체어에 의지해 전혀 걸을 수 없었던 남자가 똑바로
걸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그를 살렸다고 입을 모았다.
-작자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