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자신감과 다르다.
오히려 교만은 상처받은 마음, 열등감이 낳은 것.
그것은 일종의 허세이다.
그렇기에 거기엔 자비의 넓은 마음이 없다.
관용이 없기에 그 행동은 언제나 강압적이고 어색한 억지가 깃들인다.
그것이 위선을 낳고 결국 악을 부른다.
억압되고 굴절된 왜곡의 상태가 낳은 비정상적인 행위가 주는 가치판단에의 충격은
한 인간을 대개 파괴적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생명감이 사라지고 거짓 생명이 유령처럼 떠돌게 된다.
그런 까닭에 진실을 덮어누르려 하고 자기정당화를 일삼게 된다.
거기에 윤리는 떠나가고, 바로의 강퍅함이나 멧돼지같이 맹목적인 돌진만이 있을 뿐이다.
순리가 사라지고 근본이 잘못된 그곳엔 모든 것이 뒤틀릴 따름이다.
진정 겸손은 둘러싸 박혀 있는 가시마저 녹여 버리나, 교만은 평지에서조차도 가시를 돋게 만든다.
결국 겸손은 나를 아는 것 곧 실상(實相)의 파악이다.
그러니 참되게 아는 자가 겸손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참으로 '익은 벼가 숙이는 것'이다.
겸손은 자아에의 정직함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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