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를 버리지 마옵소서
저의 주님, 이 몸을 멀리하지 마옵소서. 주님, 저의 구원이시여, 어서 저를 도와주소서.(시편 37,22-23)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세상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 예언자에게 삶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선택하시고 그에게 예언자로서의 삶을 살으라고 했을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야훼 나의 주님, 보십시오. 저는 아이라서 말을 잘 못합니다. "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이라는 소리를 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야 하고, 무슨 말을 시키든지 하여야 한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늘 옆에 있어 위험할 때면 건져 주리라. 이는 내 말이다. 어김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레미야는 예언자로서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삶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세상은 그를 받아 드리지 않으려고 했으며 동족인 그들이 예레미야를 죽으려 했습니다.
이 백성이 수군거립니다. “예레미야를 없애야겠는데 무슨 좋은 계책이 없을까? 이 사람이 없어도 법을 가르쳐 줄 사제가 있고 정책을 세울 현자가 있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줄 예언자가 있다. 그러니 이자를 그가 한 말로 때려잡자. 이자의 말마디마다 조심하여 듣자.”고 합니다.
주님, 제 말을 잘 들어 주십시오. 원수들이 고발하는 저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이런 배은망덕이 어디 있습니까? 이 목숨을 끊으려고 함정을 팝니다. 제가 당신 앞에 지켜 서서, 이 백성을 잘되게 하여 주십사고 아뢰며, 분노를 거두어 주십사고 아뢰던 일을 잊지 마십시오.(제1독서 예레미야서. 18,18-20)
예레미야에게는 그 동족들에게서 받는 아픔보다도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하느님께서 아무런 대답없이 침묵하고 계신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살려 달라고 울부짖어도 주께서는 이 간구마저 물리치시고 도리어 돌담을 쌓아 앞길을가로막으시는구나. 날마다 뭇 사람에게 웃음거리, 놀림감이 되었다. 쫓기는 이 처참한 신세 생각만 해도 소태를 먹은 듯 독약을 마신 듯합니다. 주여 이 몸 잊지 마시고 굽어 살펴 주십시오...(애가3장)
아버지께서는 우리들을 성장시키시기 위하여 어느때는 침묵하시기도 합니다. 그럴때 우리들은 예수님처럼 하느님께 원망섞긴 소리로 소리칩니다.
"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살려달라 울부짖는 소리 들리지도 않사옵니까? 나의 하느님, 온종일 불러봐도 대답 하나 없으시고, 밤새도록 외쳐도 모르는 체하십니까?(시편22장)
이렇게 우리들은 하느님의 침묵에 더욱 고통스러워 하고 당혹해 합니다.
우리들의 입에서도 다음과 같은 기도가 흘러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야훼, 내 구원의 하느님, 낮이면 이 몸 당신께 부르짖고 밤이면 당신 앞에 눈물을 흘립니다.
내 기도 소리 당신 앞에 이르게 하시고 내 흐느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나의 영혼이 괴로움에 휩싸였고 이 목숨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땅 속에 묻힌 것과 다름없이 되었사오니 다 끝난 이 몸이옵니다.
살해되어 무덤에 묻힌 자와 같이 당신 기억에서 영영 사라진 자와 같이 당신 손길이 끊어진 자와도 같이 이 몸은 죽은 자들 가운데 던져졌사옵니다.
저 어둡고 깊은 곳 저 구렁 속 밑바닥에 나를 처넣으시오니
당신의 진노에 이 몸은 짓눌리고 몰아치는 물결에 뒤덮였습니다. (셀라)
친지들도 나 보기가 역겨워서 멀리 떠나가게 만드셨습니다. 빠져날 길 없이 갇힌 이 몸,
고생 끝에 눈마저 흐려집니다. 야훼여, 내가 날마다 주님을 부르옵고, 이 두 손을 당신 향하여 들어 올립니다.
당신은 죽은 자들에게 기적을 보이시렵니까? 혼백이 일어나서 당신을 찬양합니까? (셀라)
주님의 사랑을 무덤에서, 주님의 미쁘심을 저승에서 이야기하겠습니까?
어둠 속에서 당신의 기적들을 알아줍니까? 망각의 나라에서 당신의 정의가 드러나겠습니까?
야훼여, 내가 당신께 부르짖고 새벽부터 당신께 호소하건만
야훼여, 어찌하여 내 영혼을 뿌리치시고 이 몸을 외면하시옵니까?
어려서부터 기를 못 펴고 고통에 눌린 이 몸, 당신 앞에서 두려워 몸둘 바를 모르옵니다.
당신의 진노가 이 몸을 휩쓸고 당신의 두려움에 까무러치게 되었습니다. 날마다 무서움이 홍수처럼 나를 에웠고 한꺼번에 밀어닥쳐 나를 덮쳤습니다.
이웃들과 벗들을 나에게서 멀리하셨으니 어둠만이 나의 벗이 되었습니다.(시편88장)
하지만 십자가의 성요한 말씀처럼 우리들은 이 어둔밤을 거치지 않으면, 알에서 깨어 나오지 않으면 진정으로 하느님을 대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믿음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14,1)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요한15,4)
하느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분명 우리들의 처지는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 갑니다.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습니다." 하는 성서의 말씀대로입니다."(로마서8,36)
그러나 우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로마서5,3~5)
그래서 나는 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하느님께 저의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은 비록 힘이 들고 괴롭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과 고통을 지고 가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마침내 당신때가 되시면 우리를 구원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느님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당신의 사랑으로 저희를 어둡고 고통스런 세상에서 구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