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태운 건 마찬가지인데
시어머니가 밥을 앉히고 며느리에게 불을 때라고 일렀다.
갓 시집온 며느리는 밥 짓는 경험이 없는 터라
밥물이 넘치는 줄도 모르고 계속 불을 때다가
밥은 타고 솥은 금이 가고 말았다.
놀란 며느리가 전전긍긍하고 있자 시어머니는
"내가 물을 너무 적게 부어서 그렇게 됐다"
며 며느리를 위로했고,
시아버지는
"내가 부엌에 땔감을 너무 많이 들여서 그랬다."
라고 했으며,
신랑은
"제가 너무 물을 적게 길어 와서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길 건너에는 술집이 있었다.
그 집에서도 새 며느리에게 불을 때라고 했고
역시 밥은 타고 솥은 깨졌다.
화가 난 시어머니가 욕설을 퍼붓고 구박을 하자
며느리는 일부러 그랬느냐며 대들었고,
시아버지는 어디서 말대꾸냐며 호통을 쳤으며,
이를 지켜보던 신랑이 손찌검을 하자
새댁은 죽이라며 대들었다.
- 국민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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