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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문학기행 후기

하동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작성자이상미|작성시간26.06.21|조회수25 목록 댓글 2

하동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이상미

4월 9일 전주부터 폭우가 예상되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문학기행은 변경 없이 진행되었다. 평상시 잘 맞지 않던 일기예보가 그날따라 딱 들어맞았다. 비가 오기에 오히려 색다른 사진을 찍을지 모른다는 회장님의 말씀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얼마 전 빗방울 사진을 연습했기에 솔깃했다.
웅상출장소를 두리번 거리는데 관광버스 한 대를 발견했다. 디카시협회 차인지 기사님께 확인하고 탑승했다. 인원을 확인하고 두 번째 집합 장소인 양산시청으로 이동했다. 양산시청에서 합류하는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하동을 향해 떠났다. 안개 속 탐험을 떠나듯 유리창에 흔적을 남겨도 보고 잘 만나지 못했던 사무국장님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문학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 장터’로 그 이름도 유명한 화개 장터였다. 굵은 빗줄기를 보며 비옷을 챙겨입고 우산을 쓰고 각자 장비를 챙겨 내렸다. 화개 장터의 뒤로 들어서니 물 고인 곳이 많아 벌써 운동화가 축축해졌다. 이제는 운동화 조심할 필요 없이 사진 사냥에 나섰다. 골목골목 사진을 찍기 위해 흩어졌다. 비로 어두워진 거리지만 찾아와 준 손님을 반기듯 조명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비옷과 우산으로 무장했지만 좋은사진을 위해서는 비를 맞게 되는 언발란스. 결국은 디카시를 위해 젖어드는 회원들의 사진을 더 많이 찍게 되었다. 조영남 동상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시장의 먹거리를 나누어 먹기도 하는 등 추억거리를 주머니에 넣기 시작했다.
궂은 날씨에 젖은 몸을 따뜻하게 해줄 재첩국을 먹으로 혜성식당으로 갔다. 우산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렸다가 물세례를 맞고 자리에 앉아 웃음꽃을 피웠다. 비 오는 날씨에 난감해 하면서도 나름의 운치를 즐기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 비를 맞고 떨어진 체온을 따뜻한 재첩국 인심으로 뜨끈하게 만들었다. 잠시 환담과 인사를 나누고 이내 야생차밭으로 이동했다.
안개 낀 배경의 차밭은 푸르름이 더욱 선명해져 있었다. 포커스를 주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가까운 차밭의 색깔이 진하게 나오는 신기한 체험이었다. 스마트폰을 여기저기 들이대며 비가 들이치는 것도 모르고 스마트폰마저 땀을 흘리는 기이한 현상들이 속출했다. 야광성향을 띈 우비와 장화를 만끽한 한 회원님의 사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 자연의 마법을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 우산의 운치를 더한 사진들과 선명한 색상의 옷들이 날씨의 영향을 받아 빛을 발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차밭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우리는 최참판댁으로 이동하였다.
작년에 찍었던 곳들을 비 오는 날의 감성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한 길을 나섰다. 메인인 최참판댁보다 그 아래의 마을 뒤쪽 물레방아 근처에는 유채꽃이 비를 맞아서 더욱 노랗게 나에게 웃어주었다. 비에 젖은 발이 감각이 무뎌질 때, 작년에 함께 사진을 찍었던 마루에 앉아 작년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장독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세찬 빗줄기로 파진 땅들을 바라보았다. 신발을 벗어 나도 마루에다 내 발자국을 남겨도 보고 혼자만의 정취를 향유했다. 처마의 떨어지는 빗줄기를 연속으로 촬영하는 중, 소 우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맞은편 외양간에 소가 문 쪽 판자를 차면서 나에게 다가오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소와 눈을 맞추고 사진도 찍어주며 주변의 동물들도 다시 돌아보았다. 마을 뒤쪽을 따라 최첨판 댁으로 올라가니 박경리 문학관이 있었다. 그곳에서 비를 잠시 피하고자 들어갔다. 뜻밖에도 먼저 최첨판 댁으로 올라간 회원들이 설명을 듣고 있었다. 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최첨판 댁에 가서 대청에 비 맞은 양말로 발도장을 쿵쿵 찍어두고 흔적을 남기고 내려왔다.
다음은 동정호에 도착했다. 비로 인해 잔디를 밟기가 겁나게 움푹 패였다. 작년에 갔던 정자에 올라 비오는 날을 사진에 담아보리라 했다. 하지만 정작 눈에 띤 것은 거기에 걸린 지붕 밑의 현판들이었다. 잊혀진 한자들처럼 무수히 많은 이름들과 금액들. 알지 못 하지만 기념할 만한 현판인 것 같아 해석보다는 그 현판들의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연신 버튼을 눌러댔다. 안개 낀 동정호에 부부목마저도 그 비를 이기려 한 몸이 되어 보였다. 건너편은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버스에 올라가 쉬기로 했다.
회원들이 다 도착하고 우리는 송림공원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새로운 사진을 찍는 여행에도 지쳤는지 송림공원은 차에서 보기를 선택했다. 멋진 사진을 찍어오신 분들의 사진을 구경하며 후회를 해본들 젖어서 하얗게 물먹은 발들은 묵직하게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춥고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뜨끈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우리는 하동으로 떠난 문학기행을 마무리하고 함께 출발지도 돌아왔다. 젖은 발을 어떻게 할까등 고민도 있었지만 유쾌하게 다녀왔다. 소소한 추억거리라는 소스를 뿌린 하동 문학기행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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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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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풀꽃 강명숙 | 작성시간 26.06.22 new 상미 선생님의 후기로
    그날이 되새김질 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작성자유양자 | 작성시간 26.06.22 new 좋은 글감으로 승화시킨 기행문 고맙습니다.
    비에 흠뻑 젖은 그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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