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겨울나기, 떨켜(離層=이층)와 얼음세포...
겨울 산은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지천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낙엽은, 나무가 살기 위해 버린 유기물에 불과하다.
본래 나뭇잎은 물·이산화탄소·햇빛 에너지를 이용해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을 한다.
하지만 가을에 접어들어 기온이 떨어지고 햇빛이 약해지면 그 기능을 못하게 된다.
영양분도 못 만들고 나무가 머금은 수분만 빼앗아 간다.
궁리 끝에 나무는, 떨켜를 이용한 ‘이별' 이라는 전략을 내놓는다.
즉 나뭇가지와 잎 사이에 ‘떨켜’ 라는 얇은 막을 만들어 잎을 떨어뜨린다.
떨켜가 생기면 물과 영양분이 잎으로 흘러가는 길이 막힌다.
나뭇잎이 떨어진 곳에는 병균 등이 들어오지 못하고
물이나 양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코르크층이 만들어진다.
떨켜 형성은 옥신과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관계한다.
잎이 활발하게 활동 할 때는 옥신이 만들어져 줄기 쪽으로 이동하여
떨켜 형성을 촉진하는 에틸렌의 작용을 억제 한다.
그러나 잎이 노화되면 옥신의 생산이 저하되고
에틸렌의 작용이 강하게 나타나 떨켜가 형성된다.
하지만 감태나무, 복자기나무, 당단풍나무 등은 떨켜가 발달하지 않아
고집스럽게 갈잎을 달고 있다.
이들의 마른 잎은 강한 바람 등의 기계적 힘에 의해
조금씩 나무에서 떨어져 나가다가
봄이 되어 새잎이 나올 때쯤이면 전부 떨어지기도 한다.
또 겨울잠을 자는 나무의 몸 안에는 ‘얼음세포’ 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온대 지방의 수목은
가을이 오면서 서서히 내려가는 온도 때문에 저온에 적응(저온 순화)하게 된다.
저온 순화가 된 수목은 결빙 온도가 되면
식물 조직의 세포와 세포사이의 공간인 세포 간극에 먼저,
세포보다 크기가 수백 내지 수천 배나 되는 얼음 결정이 만들어진다.
이 때 부동단백질의 함량도 증가하여
세포와 세포사이의 액상에 생긴 얼음조각 표면에 달라붙어
얼음 조각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얼음 조각이 오히려 나무에게는 단열재로 작용하여
세포를 얼어 죽지 않게 막아준다.
냉혹한 추위를 견딘 나무는 봄이 되면
세포 간극의 얼음이 녹아 그 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리하여 외부로 향한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혹한을 견딘 나뭇가지 끝마다
연두색 새잎들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게 하는 것이다.
" 나무는,
제 살 깎기 아픔이자 생존의 밑거름인
떨켜를 만들고
제 몸 안 가득,
얼음을 품고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마음의 떨켜가
몇 개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떨켜 하나로 욕심이라는 이파리 하나 떨구고
또 하나론 미움을,
또 하나론...
알면 알수록
나무는, 자연은...
놀라운 스승입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두뫼산골(황대장) 작성시간 12.12.24 자연에 나무도 스승이죠...^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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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요한물(김지란) 작성시간 12.12.25 꽃숨님의 풍부한 감성에 또 한번
반하고 갑니다^^
전 꽃숨님을 스승으로......ㅎㅎ -
답댓글 작성자꽃숨(최경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12.25 에구 무슨 그런 민망한 말씀을...ㅎ ㅎ
3형제랑 시끌벅적, 즐겁게 성탄절 보냈겠지요? ^^ -
작성자후리지아(김은옥) 작성시간 12.12.26 떨켜... 다시한번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 봐야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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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임당(최윤정) 작성시간 13.01.16 꽃숨님 열공에 반합니다. 대단하셔요 오늘 한번 읽었으니 다음에는 메모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