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시조 5편

작성자안윤희|작성시간26.06.14|조회수13 목록 댓글 0

아버지

           김도연

 

툇마루 햇살 아래

줄담배

물고 앉아

 

말없이 쳐다본다

시집갈

큰 딸내미

 

어느새

아가씨 되어

떠나는 날 되었다고

 

 

 

오월 뻐꾸기

                 김도연

 

어스름 밝아 오는 아침에 구우꾸

가슴을 울리는 구슬픈 울음소리

그 어떤 사연이 있어 가슴을 적시나

 

구슬픈 울음소리 홀딱 벗고 들리는데

법문을 듣고 보니 홀딱 벗고 아니구나

망상에 깨어나 보니 슬픈 소리 가고 없다

 

 

어머니

          김도연

 

꽃다운 열여섯 살

장남에게 시집와서

 

밥 짓는 법 몰라

반찬도 할 줄 몰라

 

애간장

끓인 긴 세월

구순 가까운 수를 누리시네

 

 

 

신륵사 모전탑

                                       김도연

                

강바람을 맞으며 우뚝 솟은 석탑 앞

저녁 해 강물 위에 석양을 드리우고

돛단배 황포 날리며 물살 갈라 나아간다

 

햇살은 물 위에서 은파로 춤추고

저녁 종소리는 하늘 향해 울린다

한줄기 석탑 비추는 빛 신륵사를 품는다

 

여강은 고즈넉이 불경 소리 되뇌고

바람은 마지막 범종 소리 울리는데

여인은 번뇌 벗어나려 전탑을 돌고 있다

 

 

 

봄날에

                            김도연

 

춘설이 오거들랑 햇살아 막아주오

꽃분홍 진달래가 가엽지 아니하오

세상사 이 같으니 도우며 살아보세

 

남한강 안개구름 소리도 없이 오고

눈앞의 시간들이 소리도 없이 붙잡힌다

만물을 다 삼키고도 가진 게 없다는 안개구름

 

저 산을 넘어가는 구름을 눌러 앉혀

무엇을 찾아가나 귀 기울여 물었더니

허망타 들려주는 말 삼천갑자 동방삭 찾아서 간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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