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5편
청개구리
김홍섭
화장해서 뿌려 달라는 엄마 말에
청개구리처럼 엄마를 땅에 묻고
비 올까 하늘만 바라봅니다
나를 제일 좋아한 사람이
더는 나를 사랑할 수 없어 떠나시니
엄마 없는 세상은 슬픈 세상입니다
많이 아파하시며
배 갈라 날 낳고 키우셨는데
못다 한 효도로 뒤늦게 웁니다
돌이킬 수 없는 세월 앞에서
당신이 주신 큰 사랑 때문에
오늘도 당신 곁을 맴돕니다
어머니 생일
김홍섭
어머니 얼굴 주름도
거칠어진 손가락도
모두 나를 키운 흔적들
알면서도 무심한 나는
"엄마 생일 축하해 ~ "
영혼 없는 한마디를 건넬 뿐
그래도 엄마는
" 왜 이렇게 오래 가나 몰라"
하시며 나를 잡는다.
붙잡지 않아도 흘러가는 세월이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야 마는 시간인데
어머니 " 사랑 합니다 "
그 말 한마디 붙이기가 얼마나 힘든지
또 마음속에만 되뇌어 본다
새 봄
김홍섭
햇살 품은 우리 집엔
새싹들 솟아나고
개나리꽃 만발할 때
새봄이 시작된다
해마다 찾아오는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깨끗하고 따뜻한 색
매년 오는 봄인데도
언제나 새롭게 보이니
그래서 새로 봄,
새봄인가 보다
아 내
김홍섭
아침 햇살은 나를 깨우고
우리집 아침은 당신이 엽니다
바스락거리며 밥 짓는 소리
하루를 여는 힘을 얻고
작은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면
가벼운 발걸음 행복한 마음
아내가 있어 내가 있고
당신의 웃음이 나의 집입니다
이 름
김홍섭
나도
반가운 이름 하나
가지고 싶다
내가 불러줄 이름은
화려하지 않아도 좋겠다
소박하지만
애틋한 정이 스며 있는 이름이면 좋겠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나누고
작은 빵을 함께 먹으며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루는 웃음 속에 천천히 흘러가고
노을이 지며
아쉬운 밤이 찾아오면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그리고 살며시 묻는다
“내일도 또 볼래?”
이름이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불린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