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슴도치 머리 계(彐/彑) -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민 손
고슴도치 머리 계(彐/彑)자는 고슴도치나 돼지머리 머리의 형상을 본 따 만든 글자인 동시에, 손을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하지만 고슴도치 머리로 사용될 때와, 손의 모습으로 사용될 때에는 글자의 모양이 조금 다르다. 손의 모습으로 사용될 때에는 빗자루 혜(彗)자에서 보듯이 중간에 있는 가로 획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다스릴 윤(尹)자는 손(彐)에 막대기(/)를 들고 다스린다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성씨에 많이 사용된다. 하나 재미 있는 사실은, 다스릴 윤(尹)자를 자전에서 찾으려면 주검 시(尸)부에서 찾아야한다.
다스릴 윤(尹)자에 나라 국(國)자의 옛 글자인 나라 국(口)자를 붙이면 임금 군(君)자가 된다. 즉 나라(口)를 다스리는(尹) 사람이 임금이나 군주(君主)이다.
하지만 다스릴 윤(尹)자에 손의 의미하는 손톱 조(爪)자를 하나 더하면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다툴 쟁(爭)자는 두손(爪와 彐)이 어떤 물건(ㅣ)을 쟁취(爭取)하려고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다툴 쟁(爭)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소리 역활도 하는데, 물 수(氵)자와 만나면, 물이 깨끗할 정(淨)자가 되고, 푸를 청(靑)자를 만나면 쉴 정(靜) 혹은 조용할 정(靜)자가 된다. 푸른 산이나 푸른 물에서 느끼듯이 푸를 청(靑)자는 쉬거나 조용하다는 뜻을 부여하고 있다. 정지(靜止)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이고, 정숙(靜肅)은 조용하고 엄숙하다는 의미이다.
다스릴 윤(尹)자와 비슷한 글자는 소 축(丑)자가 있다. 하지만 소 축(丑)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무언가를 움켜잡으려는 듯이 손가락이 굽혀진 손(彐)의 모습이다. 축(丑)자는 간지(干支)로 사용되면서, 십이지(十二支)의 하나인 소와 짝이 되어 소 축(丑)자가 되었을 뿐 소의 모습과는 전혀 상관 없다.
싸울 투(鬪)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양쪽으로 두사람(| |)이 서 있고, 각각 손(彐→王)을 뻗어 서로 싸우는 형태이다. 나중에 글자 아래에 (왜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제사 그릇의 상형인 콩 두(豆)자와 손의 상형인 마디 촌(寸)자가 추가되었다. 투쟁(鬪爭)은 "싸운다"는 의미로 두 글자 모두 손(彐)이 들어간다.
붓 율(聿)자는 손(彐)으로 붓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중앙의 ㅣ는 붓자루를 아래의 二는 붓 털을 나타낸다. 이 붓의 아래에 벼루나 그림의 모양을 추가하면 글 서(書)자와 그림 화(畵)자가 된다. 글 서(書)자와 그림 화(畵)자의 부수는 가로 왈(曰)자와 밭 전(田)자 임에 유의하자. 서화(書畵)는 글과 그림이다.
엄숙할 숙(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손으로 붓(聿)을 들고 무언가를 그리는 듯한 모습이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엄숙(嚴肅)한 분위기에서 하고 있어서 엄숙(嚴肅)하다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일 사(事)자는 손(彐)에 무언가를 든 형상을 본따 만들 글자이다. 아마도 일을 하기 위해 도구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설에는, 붓을 위를 향해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도 한다. 혹은 먼지털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도한다. 하지만 붓을 왜 꺼꾸로 들고 있는지, 또 당시에도 먼지털이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를 이(隶)자는 손(彐)으로 짐승의 꼬리(氺)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쫓아가서 손(彐)으로 짐승의 꼬리(氺)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이르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이 글자에 "뒤따라 간다"는 의미의 갈 착(辶)자를 붙이면, 따라 가서 체포(逮捕)한다는 의미의 붙잡을 체(逮)자가 된다. 노예(奴隸)를 의미하는 종 례(隸)자에도 역시 "잡는다"는 의미의 이(隶)자가 들어간다. 예속(隸屬)는 종처럼 딸려있음을 의미한다.
잡을 병(秉)자는 벼(禾)의 허리를 손(彐)으로 잡은 형상으로 "한움큼의 볏단" 혹은 "잡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병철(李秉喆)은 삼성그룹이 창업자이다.
겸할 겸(兼)자는 벼(禾) 두단의 허리를 손(彐)으로 잡은 형상이다. 겸임(兼任)은 두 가지 이상의 임무(任務)를 겸한다는 의미이다.
아내 처(妻)자는 다른 사람(아마도 여자 종)이 손(彐)으로 여자(女)의 머리(十)를 다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처가(妻家)는 아내의 친정을 일컫는다.
손으로 우거진 풀을 움켜잡고 있는 모양을 본따 만든 빗자루 혜(彗)자도 있다. 우거질 봉(丰)자는 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모양의 상형이다. 빗자루로 쓸듯이 긴꼬리를 가지고 있는 별을 혜성(彗星)이라 부른다. 이 글자에 날씨를 나타내는 글자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비 우(雨)자를 붙이면 눈 설(雨+彗)자가 되는데, 나중에 빗자루는 비 혜(彗)자가 간략화되어 계(彐)자만 남아 현재의 눈 설(雪)자가 되었다. 즉 비(雨)가 눈이 되어 내리면 빗자루(彗)로 쓸어야한다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빗자루 혜(彗)]자에 마음 심(心)자를 붙이면 지혜 혜(慧)자가 된다.
도장 인(印)자는 손의 모습인 계(彐)자를 뒤집은 모양에 병부 절(卩)자를 합친 글자이다. 상형문자를 보면 오른 쪽에 끓어 앉아 있는 사람(卩)의 머리를 손(彐)으로 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두 사람 간의 계약을 상징하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인장(印章)을 도장(圖章)이라고도 한다.
거북 구(龜)자에는 거북을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글자의 왼쪽 있는 두개의 계(彐)자가 각각 앞발과 뒷발의 발가락 모습이다. 글자 위가 머리, 글자 아래가 꼬리, 글자 왼쪽은 거북의 등껍질을 나타낸다. 껍질이 갈라져 있는 모습을 X자로 표현하였다. 거북 귀(龜)자는 손 얼어 틀 균(龜)자로도 사용되는데, 손이 얼어 트면 손등의 살갖이 흡사 거북 등처럼 균열(龜裂)이 생긴다고해서 생긴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