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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학

동아시아의 수학 - 산학의 구의 부피

작성자빈삼각|작성시간09.10.18|조회수300 목록 댓글 0

구의 부피

산학은 실생활에서 제기된 문제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9월 15일의 글에서 알아본 대로 평면 도형은 밭의 넓이를 통해 연구되었다. 마찬가지로 입체 도형에 대한 연구도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조상들은 실생활에 밀접한 입체 도형의 부피를 구하는 연구를 하였다 

입체 도형의 부피를 다루는 <구장산술(九章算術)> 제5권의 제목은 상공(商功)이다. 이곳에서는 단면이 사다리꼴인 사각기둥 모양의 성, 담, 제방, 도랑, 해자, 개천 등의 부피 및 정사각기둥, 원기둥, 정사각뿔대, 원뿔대, 정사각뿔, 원뿔 모양의 돈대 또는 정자의 부피를 구한다. 이런 입체 도형의 일부를 잘라낸 도형과 이런 입체 도형들로 분해할 수 있는 좀 더 복잡한 도형도 다룬다. 이런 입체 도형의 부피는 현재와 같은 공식을 이용해서 정확한 값을 구하고 있다. 물론, 원기둥과 원뿔의 경우에는 고법, 즉 π=3인 원주율을 이용하고 있다.

 

 

 

조상들은 어떻게 구의 부피를 구했을까?

평면 도형 중에서는 원의 넓이를 정확하게 구하기가 어렵듯이, 입체 도형 중에서는 구의 부피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산학에서는 구의 부피를 어떻게 구했을까? 조선의 산학자 경선징(慶善徵, 1616~?)이 지은 책 <묵사집산법(黙思集算法)>의 ‘입원해적법(立圓該積法)’에는 구의 부피를 구하는 두 가지 방법이 나온다. 그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1. 둘레를 제곱하고 이에 둘레를 곱하여 48로 나누면 구의

    부피를 얻는다. 

 

 2. 또, 지름을 제곱하고 이에 지름을 곱하고 또 9를 곱하고

    16을 법으로 하여 나누면 역시 구의 부피를 얻는다.

  

구의 부피를V, 반지름의 길이를 r이라 하면, 둘레는 l=2πr 이고 지름은 d=2r 이므로 위의 두 방법은 각각 다음과 같다.

 

 

참고로, 위에서 둘째 공식은 <구장산술> 제4권 소광(少廣)에 이미 등장한다. 또, 위의 두 공식은 고법의 원주율 π=3일 때 일치한다.  


 

 

부정확한 옛 공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유휘와 조충

그런데 반지름의 길이가 r인 구의 부피는 V=4πr3/3이다. 위의 두 공식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참으로 형편없는 원주율이고, 형편없는 부피 공식이다. 유휘(劉徽, 220?~280?)는 <구장산술>의 주석에서 위의 부피 공식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지만, 정확한 공식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250년 뒤, 원주율에 대한 매우 정확한 근삿값을 구했던 조충지(祖冲之, 429~500)와 그의 아들은 독특한 방법을 이용해서 구의 부피에 대한 정확한 공식을 구했다. 그런데, 조충지 부자가 썼던 방법은 현재 '카발리에리의 원리'라고 알려진 방법이다.

 

 

카발리에리의 원리로 구해보는 구의 부피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이탈리아의 수학자 카발리에리(Cavalieri, B. F.; 1598~1647)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인데, 이는 서양에서 현재와 같은 적분법이 정착되기 직전에 입체도형의 부피를 구하는 데 종종 사용됐다.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두 입체도형이 한 쌍의 평행면 사이에 끼어 있고 이 평행면들과 평행인 임의의 면으로 두 입체도형을 잘랐을 때 생기는 두 단면의 넓이가 항상 일정한 비를 이루면, 두 입체도형의 부피도 또한 그 비를 이룬다. 

 

이를 적용해서, 원기둥과 원뿔의 부피 공식을 알 때 구의 부피 공식을 찾아보자.

  

먼저 그림과 같이 반지름의 길이가 r인 반구를 생각해보자. 반구가 놓여있는 평면에서 높이가 h 되는 부분을 밑면과 평행하게 자른 단면을 생각해보자. 이 단면은 원판 모양인데, 단면의 넓이는 피타고라스의 법칙에 따라 π(r2-h2)가 된다.

 

그림과 같이, 밑면의 반지름의 길이가 r이고 높이가 r인 원기둥에서 밑면이 원기둥의 한 밑면이고 꼭짓점이 다른 밑면의 중심에 있는 원뿔을 제거한 도형을 생각하자.

 

이 도형이 놓여 있는 평면에서 높이 h에 있는 단면을 생각해보자. 그 모양은 원환(도너츠)이 될 것이며, 단면의 넓이는 역시 π(r2-h2)가 된다. 큰 원에서 작은 원을 빼면 되니까.


 

 

따라서 카발리에리의 원리에 의해 두 도형의 부피는 서로 같으므로, 구의 부피V는 다음과 같다.

 

 

위의 두 그림을 나란히 두면 다음과 같은데, 이 두 도형의 부피가 직관적으로 같다고 느껴진다면, 정말 대단한 수학적 감각을 지녔다고 말해주고 싶다.

 

  

 

조충지, 모합방개라는 도형을 이용해서 구의 부피를 구하다   


<구장산술>과 그 뒤의 산학 책에서 지름이 d인 구의 부피 V를 구하는 데 널리 사용한 공식 V=9/16×d3을 생각하자. 이에 따르면 원주율이 π=3일 때, 한 모서리의 길이가 d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d3이고 이에 내접하는 원기둥의 부피는 πd3/4=¾d3이며 구의 부피는 9/16×d3이므로, 세 도형의 부피 사이의 비는 16:12:9이다. 특히, 원기둥과 이에 내접하는 구의 부피의 비는 4:3(=4:π)이다. 실제 부피의 비가 3:2인 것을 생각하면 오차가 크다

 

유휘는 이 비가 정확하지 않음을, 또한 이에 따라 구에 대한 위의 부피 공식이 정확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정육면체에 내접하면서 수직으로 교차하는 두 개의 원기둥의 공동 부분이 나타내는 입체도형인 모합방개(牟合方蓋)의 부피와 구의 부피의 비가 4:π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모합방개 자체의 부피를 구할 수는 없었다.

 

 

조충지 부자는 ‘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이용해서 모합방개와 구의 부피에 대한 유휘의 주장이 정확함을 확인했다. 정육면체의 밑면에 평행인 평면으로 잘리는 모합방개의 단면은 정사각형이고 구의 단면은 이에 내접하는 원이므로, 단면의 넓이의 비는 4:π 이고 이에 따라 부피의 비도 4:π 이어야 한다. 조충지 부자는 정육면체와 내접하는 모합방개의 부피의 비가 3:2라는 사실도 유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구의 부피 공식을 얻었다.

 

 

그리고 고법의 원주율 π=3을 이용하면 V=d3/2와 같은 간단한 공식을 얻는다.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이제 '조의 원리'로 불러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조충지 부자는 카발리에리보다 1000년 이상 앞서 ‘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이용해서 구의 부피를 구했다. 이제 ‘카발리에리의 원리’는 ‘조의 원리’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조충지 부지의 연구 결과는 후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17세기의 경선징도 이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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