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키의 랍비인 메나헴 멘델은 참된 신앙인의 표시로 세 가지 역설을 말했습니다. ‘곧게 선 채 무릎 꿇기, 소리 없는 비명, 움직임 없는 춤’입니다. 하나님 앞에선 무릎 꿇되 세상 앞에 당당하며, 고난 중에도 침묵으로 절규하고, 겉은 고요하나 내면은 희열로 춤추는 삶입니다.
이 신비로운 태도는 1987년 6·10 민주항쟁에 헌신했던 그리스도인들의 정신과 닮았습니다. 그들은 불의한 권력 앞에 굴복하지 않고 오직 공의로우신 하나님 앞에만 무릎을 꿇었습니다. 서슬 퍼런 탄압 속에서 숨죽여 눈물 흘리며 시대의 아픔을 기도로 토해냈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나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을지라도 이 땅에 임할 하늘 평화를 내다보며 가슴으로 환희의 춤을 추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은 피상적인 조건에 너무 쉽게 흔들리곤 합니다. 오직 주님께만 시선을 고정하는 영적 단순성을 회복할 때 우리는 시대를 깨우는 참된 신앙인이 됩니다. 6월의 푸른 하늘 아래, 역사의 광장에서 묵묵히 정의를 일구었던 선배들의 깊은 영성이 오늘 기억될 수 있기를 빕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80983638&code=23111512&sid1=f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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