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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국민일보)

[겨자씨] 밀알과 역사

작성자찬미|작성시간26.06.16|조회수11 목록 댓글 0


지난주 다녀온 부산에서 첫 방문지는 유엔기념공원이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희생자를 모신 그곳에는 작은 수로가 있는데 열일곱 살에 전사한 최연소 호주 병사의 이름을 따 ‘도은트 수로’라고 불린다. 젊디젊은 청춘들이 연고도 없는 우리를 위해 죽었다.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들렀던 곳은 부산지역 첫 교회인 초량교회의 역사관이었다. 부산 선교를 위해 많은 선교사님이 기꺼이 감당한 희생의 기록을 읽으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조지프 헨리 데이비스 선교사는 부산 도착 이틀 만에 병으로 죽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진 뒤 호주 교회는 126명의 선교사를 우리에게 보내줬다. 전쟁통에 부산의 성도들은 피란민들에게 방 하나 내주는 일에 적극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산을 여행하며 깨달았다. 오늘의 부산은 역사의 고비마다 아낌없이 자신을 한 알의 밀알로 바친 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음을. 이번 여행에서 내가 누렸던 많은 것은 그 열매였다.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은 이 진실을 잊지 말라고 조용히 일러주고 있었다. 며칠째 질문이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후손들의 역사를 위한 밀알이 되고 있는가.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81489719&code=23111512&sid1=f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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